웹툰협회 '황금펜촉상'...권영섭·김형배·이현세·강도하 수상

‘황금펜촉상’을 받은 원로 만화가 권영섭. /웹툰협회 제공

올해 ‘황금펜촉상’ 수상자로 원로만화가 권영섭·김형배·이현세·강도하 등이 선정됐다. 웹툰협회는 이달 26일 창립 6주년 기념식과 함께 열린 시상식에서 이들 원로 만화가 4명에게 상을 수여했다(부천 만화박물관). 황금펜촉상은 ‘젊은만화작가모임’이 원로 만화가에 주는 공로상이다. 1999년 생겨 2007년 이후 없어졌다가 작년 웹툰협회에 의해 부활했다. 왕년의 대가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이 방면의 문화적 연속성을 기리는 의미이기도 하다.

웹툰이란 웹 상에서 즐기는 만화다. 만화의 인터넷 버전인 셈이다. 한 때 ‘2류 문화’로 취급받던 만화의 시대가 없었다면, 오늘날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한국 웹툰의 성취도 없었을 것이다. 역대 수상자엔 올해 수상자 4명을 비롯해, 김종래·신동헌·장태산·엄희자·김원빈·김수정·임창·길창덕·박기정·김성환·손의성·김산호·김기백·이근철·이종진·김기율·김기태·최 경·서정철·임수·고우영·박수동·이두호 김세영·신문수·윤승운·이정문·조관제 작가 등이 있다.

올해 수상자들은 모두 일세를 풍미한 만화가들이다. 만화 원작이 영화화되거나 기타 서사 장르에 영향을 끼쳤으며, 작품 속 캐릭터들이 아직도 중장년 한국인들에겐 청춘의 추억과 함께 살아 있다. 수상 소감에서도 각별한 감회가 엿보인다. "1977년 한국만화상을 탄 이후 줄곧 시상자였는데 45년 만에 상을 받게 됐다. 내 인생 마지막 상이라 여기며 만화계를 위해 열심히 남은 생을 다하겠다"(‘은색의 십자가’ 권영섭), "상을 많이 받기도 주기도 했지만 가장 영예로운 상이다"(‘로보트 태권 V’ 김형배),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듯 상을 수여하던 입장에서 드디어 감격스러운 상을 받게 됐다. 어른으로서 할 일을 계속 잘하라는 뜻으로 여기며 감사히 받겠다"(‘공포의 외인구단’ 이현세).

웹툰 1세대 작가 ‘위대한 캣츠비’의 강도하는 15년 전 본인의 첫 수상 당시를 떠올리며 말했다. "2007년 황금펜촉상 수상자였던 이두호 작가가 웹툰 1세대인 제게 시상하며 만화가 웹툰으로 명맥이 이어진다는 의미라고 했는데, 제 심장에 담긴 선배들과 함께 수상하게 돼 영광이다. 선생님들처럼 좋은 작품뿐 아니라 의미 있는 만화가 활동으로 명맥을 잇겠다."

아울러 웹툰협회 고문 위촉식에선 이두호·이해경·조관제·장태산 작가가 웹툰협회 고문으로, 법률자문단 위촉식에선 정성원·장철영·임남택·최민령 변호사 등이 위촉장을 받았다. 전세훈 웹툰협회장은 "웹툰의 본류가 만화임을 잊지 않고 있다. 도구가 달라졌다 해서 본류가 달라지진 않는다"며, "웹툰협회가 ‘황금펜촉상’을 부활시킨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선 7월 별세한 고(故) 장성락 작가와 지난해 11월 작고한 故 신문수 작가에 대한 묵념도 이뤄졌다.

올해 ‘황금펜촉상’ 수상자들. 왼쪽부터 김형배·이현세·강도하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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