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일수록 기부문화가 발전돼 있다. 정치자금 기부만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연중 ‘아름다운 기부 파티’가 열린다. 캘리포니아 와인이 프랑스 보르도 와인의 수준에 다가설 수 있었던 것도 매년 7월 나파 밸리(Napa Valley)에서 열리는 ‘기부 파티 와인 경매’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졌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기부는 힘든 이웃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고, 국가 공동체 의식을 일깨운다. 애국심도 발품을 팔고 지갑을 여는 데서 발휘되는 것이다.

최근 세계 3위 반도체 업체인 대만의 롄화전자(UMC) 창업자 차오싱성(75) 전 명예회장이 "대만의 국방교육을 강화해달라"며 30억 대만달러(약 1300억 원)를 기부해 화제가 됐다. 낸시 펠로스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고 중국군이 대만 포위 훈련을 강화하자, 차오 전 회장이 "대만인을 일깨워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게끔 하고 싶다"면서 거금을 기부한 것. 대만 상비군의 의무복무 기간은 4개월. 현재 이를 1년으로 연장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차오 전 회장은 자신의 출연금이 국방 교육, 중국 공산당의 심리전에 대한 연구 및 출판에 사용되기를 원한다.

우리나라 기부문화도 시작단계는 넘어섰다. 사회복지공동모금(사랑의 열매)·월드비전·어린이재단·한국컴패션·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삼성생명공익재단 등 상위 10위 공익재단이 모으는 연평균 기부금은 170조 정도. 하지만 차오 전 회장의 경우처럼 자유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기부금은 극히 미미하다. 오히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만든 ‘아름다운재단’ 등 좌파단체들의 기부가 훨씬 활성화돼 있다. 2017년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직후 자유·보수 시민단체들에 대한 탄압의 첫 작업이 전경련을 해체하여 이들 단체에 들어가는 돈줄을 끊은 것이다.

미국의 헤리티지재단, 미국기업연구소(AEI) 등 미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는 보루(堡壘)들이 대부분 기업의 출연금과 개인 기부금으로 활동한다. 우리사회는 거꾸로 가고 있다. 따라서 북한정권과 민노총·경기동부연합 등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들과 싸우는 자유·보수 시민단체들에 대한 기부가 먼저 활성화돼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 정상화로 가는 지름길임을 모든 개인과 기업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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