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신임 지도부가 29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 대화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신임 지도부가 29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 대화하고 있다. /연합

쌍방울그룹의 주가조작과 전환사채 발행을 통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쌍방울그룹에 수사기밀이 대거 유출된 시점을 올해 5월 24일로 특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쌍방울 측이 수사기밀을 건네받은 직후 그룹의 실소유주인 김모 전 회장의 도피와 조직적 증거인멸이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29일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수원지검은 최근 수원지검 소속 A 수사관과 수사관 출신 쌍방울 임원 B 씨 등을 구속 기소하면서 이들이 범죄사실이 적힌 계좌 압수수색영장 등 수사기밀을 주고받은 시점을 5월 24일로 특정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첫 대규모 검찰 간부 인사가 단행된 직후로 전날인 5월 23일 홍승욱 수원지검장이 부임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친정권 성향으로 분류된 신성식 전 수원지검장 재직 시에는 쌍방울 관련 사건이 제대로 수사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지휘부가 교체되자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것을 우려한 이들이 수사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A수사관을 통해 수사기밀 유출이라는 무리수를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쌍방울그룹이 수사기밀을 입수한 지 일주일 만인 5월 31일 김 전 회장은 돌연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검찰은 현재 태국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김 전 회장에 대한 적색수배와 여권 무효화 등을 요청한 상태다.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였던 2018년 당시 경기도가 주최한 남북교류 행사에 쌍방울이 거액의 후원금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2018년 11월 민간 대북교류 단체인 아태평화교류협회와 함께 북한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초청한 행사를 열었다. 쌍방울 관계자는 "2018년 3억 원을 아태협회 측에 후원한 건 맞지만 구체적인 용도는 알 수 없다"고 해명했다.

쌍방울그룹과 이재명 대표와의 관계는 매우 깊이 이어져 있다. 쌍방울그룹은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의 변호사비용을 자사의 전환사채(CP)로 대신 지불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이 전환사채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인물은 이태형 변호사다.이 변호사는 2019년 12월에는 쌍방울그룹의 계열사인 ‘비비안’의 사외이사로 선임돼 전환사채를 지급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변호를 맡았던 이태형 변호사는 이 대표의 대선 캠프에서 법률지원단장을 맡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변호사로 활동하기 전 수원지검에서 검사로 근무한 이력이 있으며 이 대표의 부인 김혜경씨가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혜경궁김씨’ 사건에 대해 기소중지 처분을 내리고 수사를 종결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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