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경질, 트럼프 신의 한수
볼턴 경질, 트럼프 신의 한수
  • 강 건 한국문화안보연구원 특별연구위원 (정치학박사)
  • 승인 2019.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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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7월25일 이른 아침 원산 북쪽 호도반도 일대에서 “신형전술유도무기 위력시위사격”(<노동신문>), 곧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미사일을 펑펑 쏘면서도, 미국과의 교착상태에 빠진 협상을 재개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고, 특히 트럼프대통령에 대해서는 김정은 스스로가 8월 8일과 8월말 경, 두 차례에 걸쳐서 친서를 보내면서 자신의 진정성을 알아 달라고 읍소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은 두 번째 친서에서 트럼프와의 3차 정상회담을 평양에서 개최하고 싶다는 의사를 알렸다. 물론 트럼프는 김정은의 평양초청을 자신의 일정이 너무 바쁘다는 이유로 쉽게 거절했으나, 그가 끊임없이 SNS에서 사용하고 있는 “아름다운 수사력”을 사용해서, 여전히 북한의 김정은과의 관계는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시기에 트럼프대통령은 갑자기 볼턴 보좌관을 경질했다. 언론에 알려진 바 트럼프대통령의 볼턴 보좌관 경질사유는 ①탈레반과의 협상문제로 인한 불협화음, ②북한과의 협상에 대한 거듭되는 반발, ③유엔총회에서 트럼프대통령이 이란의 로하니 대통령을 만나는 문제, ④폼페오 국무장관과 야스퍼 국방장관보다 십수년 연배가 많고, 주요 이슈에 대한 장악력이 뛰어난 볼턴의 주요 안보정책결정자들과의 불협화음 등을 둘러싸고, 트럼프와 볼턴 두 사람 사이에서의 불편함이 표면화 되었다는 것이었다.

◇트럼프, ‘미친 사람 전술(Mad Man Strategy)’

그러나 볼턴 경질 사유는 드러난 것과는 다른 주요한 복선이 존재한다. 항상 정치적 복선을 깔고, 정책 스윙 폭이 80%에 달하는 트럼프대통령의 전략적 마인드가 이에 내재되어 있다. 트럼프는 자신의 주장처럼 소위 "미친 사람 전술" (Mad Man Strategy)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의 심중을 읽기란 대단히 힘들며 역설적으로 트럼프는 이런 자신에 대한 선입견들을 전략적으로 잘 이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기실, 트럼프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유도해 내고 북한을 자신이 의도하는 비핵화로 이끌기 위해서는 한미관계를 정상적으로 유지한 채로 북한을 자신의 의도된 스케줄로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한국이 미국에 대해 지나치게 ‘반미’ 자세로 나올 경우, 자신의 대북 관리력도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사전조치를 펴야 했다.

결국 트럼프느느 볼턴 보좌관을 해임하면서 중국과 북한의 입에 달콤한 사탕을 물리고 이들의 한반도정책을 미국편으로 좀 더 세차게 끌어당겨야 했던 것이다. 당시 한국에서는 반일감정이 날로 극대화되고 있었다. 또 지소미아파기 이후 26개의 미군 기지를 조기에 반환하라는 청와대의 지시상황이 도출되는 등, 누가 봐도 문재인정권의 다음 행보는 반미로 돌아선다는 예측이 가능했다.

◇“문 정권의 발을 묶어라!”

만약 반일, 반미감정에 힘입어, 한국정부가 금강산과 개성공단을 미국과 상의 없이 자의적으로 북한과 타협해 열어준다면, 미국으로서도 도저히 감내하기 힘든 새로운 한반도상황과 맞닥뜨리는 것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정권에 종속적인 문재인정권의 발을 묶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 방법은 미북대화를 명분으로 북한을 미국 쪽으로 강하게 당겨 문재인정권의 역할을 최대한 극소화 시키는 것이었다. 이런 트럼프대통령의 신의 한수는 바로 효과를 드러냈다.

다급해진 문재인 대통령은 당초 국무총리가 참석하기로 했던 유엔총회 참석을 빌미로 트럼프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요청하게 되었던 것이다. 정상회담의 결과는 미국이 원하는 대로 되었다. 문 대통령은 4조원에 달하는 한국기업의 대미투자, 3년간 엄청난 미 군사장비 도입, 공평한 방위비 분담금 등을 일방적으로 내주었다. 또 한미 간에 대북제재유지 및 한미동맹관계의 재확인 등 북한이 문재인정권에 대해 화를 낼 수밖에 없는 합의들을 해주고 빈손으로 돌아왔다.

볼턴의 후임인 로버트 오브라인은 국제정세파악에도 탁월하며, 항상 미 해군력 증강을 강조해온 골수 공화당출신 변호사로 볼턴과 유사한 매파 정책가로 분류된다. 1965년생으로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야스퍼 국방장관과도 동년배로서 트럼프외교안보팀에 새로운 원동력을 불어넣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다. 결국 트럼프대통령의 볼턴 경질은 트럼프의 대한반도 외교안보정책에 그 어떤 변화도 주지 않으면서, 남북관계를 이완시키면서 문재인정권 변수를 최소화시킨 "아름다운 (Beautiful) 신의 한수"가 되었다.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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