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구로구 가족센터를 방문,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인 움틈학교 교실에서 수업을 참관한 뒤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구로구 가족센터를 방문,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인 움틈학교 교실에서 수업을 참관한 뒤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 장면1

집권당인 국민의힘이 이준석 사태가 난마처럼 얽혀 있다. 처음엔 이준석 전 대표는 성상납과 증거인멸 교사 행위로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당 대표직을 내려놓지 않고 버티고,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에 의해 대통령과 나눈 텔레그램 대화가 공개되면서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었다.

하지만, 법원이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며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를 정지했다. 이에 비상 의총을 하여 권성동 비대위 직무대행 체제를 통해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그러자 이준석 전 대표 측은 또다시 비대위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고 나섰다. 이제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처럼 얽혀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풀 수 있을지조차 모르게 되었다.

# 장면 2

용산 대통령실에 싸늘한 냉기가 돌고 있다. 하루가 지나면 옆에 있던 직원이 없어지는 사태가 계속된다고 한다. 29일에만 정무수석실의 정무 1, 2 비서관이 사직서를 내고 용산 대통령실을 떠났다. 비서관실 2급과 3급 행정관도 이미 떠났다고 한다.

정무수석비서관실만이 아니다. 같은 7층에 있는 시민사회수석실은 더 싸늘하다. 29일 오후 시민사회 소통비서관이 인사위원회에서 면직처리 되었고, 국민제안비서관은 자진 사퇴했다. 그 외 한 비서관실에선 ‘늘공’ 2명을 제외하고 ‘어공’으로 들어온 6명에 대해 권고사직통고가 내려졌다고 한다.

그야말로 용산 대통령실 전체가 뒤숭숭한 분위기다. 이런 사태가 벌어진 이유에 대해 일부 ‘윤핵관’이 자기 사람과 가까운 사람들을 심다 보니 업무능력에서 무리한 경우가 많았고, 그로 인해 대통령실의 업무가 제대로 되지 않아 국정에 난맥을 초래하게 됐다는 진단이다.

# 장면 3

28일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가 마감되었다. 이재명 후보가 77.77%의 압도적 표차로 2위 박용진 후보를 누르고 신임 당 대표에 선출되었다. 대선이 지나고 5개월 20일 만에 이재명 대표가 대선 패배를 딛고 윤석열 대통령과 마주 보게 된 것이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이재명 대표가 결코 웃을 일은 아니다. 37% 투표율이 말해준다. 40% 이상의 투표율을 기록했던 이낙연, 문재인 당 대표 선출 때 보다 현격히 낮아졌다. 특히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 투표율은 온라인 투표에서는 16~18%에 그쳤다. 호남은 본 투표에서도 다른 지역보다 낮은 30% 초반을 기록했다.

거기에 기소가 된 후에도 당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재명 방탄 당헌’을 재투표 끝에 통과시켜야 했다. 그러다 보니 7개나 되는 범죄 혐의를 조사받고 있는 이재명 후보가 당 대표직을 제대로 유지할 수는 있을지, 경기동부그룹이나 한총련 종북 주사파 출신으로 구성된 핵심 지도부가 과연 국민의 지지를 받을지 의문이다.

이처럼 여야 내부가 난맥처럼 얽혀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여야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민생을 위한 영수회담이라고 한다. 그러나 실제는 자신과 부인에 대한 범죄 혐의와 ‘사법처리’를 여야 영수회담을 통해 돌파하겠다는 계산이다. 이에 대해 용산의 대통령실도 "언제든지 준비가 되어 있다"며 영수회담 의사를 밝혔다.

따라서 여야 영수회담은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리멸렬한 여당의 상황에서 국정 난맥을 돌파하고 국가 정상화 개혁작업을 진척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이재명 대표도 본인과 부인의 ‘범죄 혐의’를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을까가 걱정이기 때문이다.

알렉산더는 소아시아 프리기아 신전에 매여있는 전차의 고르디우스 매듭을 단칼에 베어 풀었던 적이 있다. 지금 여야 내부도 그렇고, 이재명 대표에 대한 7가지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와 대치도 그렇다. 나라는 코로나 재앙으로 무너진 경제와 경기침체로 인플레가 기승을 부리고, 민생은 어렵다. 마치 고르디우스의 매듭처럼.

윤 대통령이나 이재명 대표나 모두 골치 아픈 상황이다. 따라서 난맥처럼 얽힌 정국을 여야 영수가 만나서 풀어야 한다. 모든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민생을 위한 국정 대타협’이 필요하다. 야당도 ‘국정 발목잡기’를 중지하고, 민생을 위해 정부와 협조하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윤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가 만나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칼에 풀어내는 알렉산더의 지혜를 발휘할 때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