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김용식

지혜의 왕이라 불리던 솔로몬 왕의 판결에 대하여 다들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야기는 솔로몬 왕 앞에 두 여인이 나와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내용을 요약하면 두 여인이 사흘 간격으로 각자의 아이를 낳았는데 그들 중 한 여인이 잠을 자다가 자기 자식을 몸으로 눌러 아이가 죽게 되었다. 이에 죽은 아이의 어머니가 산 아이의 어머니를 모함하며 산 아이의 어머니가 자기 아이를 몰래 데려갔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두 여인은 서로 살아있는 아이가 자신의 아이라며 솔로몬 왕에게 호소하였고 이에 솔로몬 왕은 칼로 아이를 둘로 나누어 절반씩 나눠 가지라고 명령한다. 아이가 죽게 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이에 한 여인이 아이를 죽이지 말고 저 여인에게 주라고 양보한다. 그 모습을 본 솔로몬 왕은 아이를 양보한 여인을 ‘친모’라고 판결하여 그 여인에게 아이를 돌려준다.

지금 국민의힘은 윤리위 징계로 6개월 당원권 정지를 당한 이준석과 그를 추종하는 세력 그리고 그의 언행을 문제 삼아 이 기회에 정리하려는 세력 둘로 나뉘어있다. 이 두 세력 간의 지리멸렬한 싸움 탓에 취임 100일이 넘도록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언론에 제대로 다루어지지도 않고 있다.

더욱이 거대 야당을 상대로 대통령실과 손발을 맞추어 국정운영에 박차를 가해야 할 여당의 역할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바라보는 국민과 당원들은 지긋지긋하다 못해 미쳐버릴 지경이다. 당이 반으로 갈려 신음하고 있음에도 누구 하나 위의 여인들처럼 양보하는 이가 없다. 서로가 윤석열 대통령과 이 정부를 세운 일등 공신임을 자처하고 있으나 당장 이 정부가 헤쳐 나가야 할 국정 과제나 국민에 더욱 사랑받는 당을 만드는 데는 아무도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그나마 기존 최고위원들이 희생하여 사퇴하며 만들어 낸 비대위마저도 명색이 전 당 대표였다는 자가 재판부에 요청한 가처분 신청으로 비대위 기능이 정지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원내대표인 권성동 의원을 필두로 의원총회를 통해 새로운 비대위를 꾸리려 하는데, 이번엔 중진 의원들이 반대하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언론의 타겟으로 비난의 화살을 온몸으로 맞고 있는 권성동 때리기에 편승하여 정의를 외치면서도, 사실은 그들만의 목표인 차기 당 대표, 국회의장, 차기 공천 등을 목표로 언론에 목소리 한번 실어보고자 애를 쓰고 있는 것이다. 사실 수십 년 국회의원을 했다는 그들조차 실현 가능한 명쾌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지는 못하다.

국민의힘 구성원 모두가 위의 ‘솔로몬의 판결’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사랑하는 아이의 죽음보다 본인의 희생으로 아이를 살리는 선택을 한 여인을 본받아야 한다. 본인들을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준 당에 대한 애정을 보이며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러면 진정으로 이 당을 아끼고 사랑하는 지도자가 누구인지는 지혜로운 국민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다. 정치인들이 늘 하는 말처럼 "그저 국민만 보고 정치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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