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불러들여 워게임 실시하는 러시아 . 중국군이 29일(현지시간) 워게임(전쟁 모의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러시아의 프리모르스키 크라이주 그로데보코 철도역에 도착하고 있다. 양국의 군사적 유대가 더욱 긴밀해지고 있음을 과시하는 것이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러시아가 주최하는 ‘보스토크(동방)-2022’ 훈련이 9월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간 러시아 극동에 속하는 동부 군관구 지역 7곳에서 전개된다. 중국과 인도가 가세한 이번 훈련은 한·미 을지프리덤실드(UFS) 연합훈련이 종료되는 1일 동해에서도 펼쳐진다.

2018년 이후 처음으로 극동 지방에서 실시되는 대규모 군사훈련이자, 러시아가 중국 육·해·공 3군 모두와 함께하는 첫 합동훈련이라 주목된다. 서로 긴 국경을 접한 관계로 갈등의 역사가 많았고, 20세기 냉전기 같은 진영일 때도 친하지 못했던 사이라 이례적이다. 최근의 국제역학이 빗은 현상이라 할 수 있다.

30일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포민 러시아 국방차관이 "러시아 태평양함대가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과 더불어 극동 해역의 동해 북·중부 해상에서 연해주 방면 지상군 지원과 항로 및 해상 경제활동 방어를 목표로 한 상호 운용성을 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훈련에 참가할 중국의 육·해·공군 병력이 파견됐다. 중국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중·러를 비롯해 인도 등 참가국 군부의 실전 및 친선 협력을 강화하는 게 이번 훈련의 목적이다. 다양한 안보 위협에 대처하는 능력을 강화한다."

중국·인도·몽골·시리아·벨라루스·카자흐스탄·타지키스탄·아제르바이잔·알제리·아르메니아·키르기스스탄·라오스·니카라과 등 모두 13개국이 러시아 훈련에 참여한다. 훈련 참가 병력은 5만 명 이상이며 항공기 140대와 군함 60척 등도 동원된다. 일본·호주와 함께 중국 견제 목적의 안보협의체 ‘쿼드’(Quad) 일원인 인도가 러시아 주관 극동군사훈련에 참가하는 것을 두고, 미국이 특히 불편한 기색이다. "러시아와 중국은 자신들이 고립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서방세계에 보내고 싶어 한다. 특히 인도의 참여로 이번 훈련의 위상이 크게 향상되리라 본다." 안젤라 스텐트 교수(조지타운대)가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견해를 밝혔다.

한편, 러시아는 당초 8월30일~9월5일로 예정됐던 합동훈련 일정을 별다른 사유 언급 없이 변경했다. 훈련 규모 또한 30만 명이었던 4년 전에 비해 6분의 1 축소된 수준이다. 훈련장(13곳에서 7곳)도 줄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 역시 큰 타격을 입었으리라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쿼드 일원인 인도의 참여,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반발하는 움직임이란 분석, 중국을 비롯한 권위주의 체제들의 연대 등 의미가 우려를 낳고 있다.

중국군 장비들이 29일(현지시간) 러시아 극동 지역의 프리모르스키 변경주에서 실시되는 ‘보스토크-2022’ 군사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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