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자살당하고 있다” 공세

최후 선택 직전 접촉자들에게 심한 압박감 의심
위선 보호 위해 ‘죽음 서약’ 했다는 이야기도 있어
미국서 급히 귀국 남욱도 죽음 피하려 구속 소문
대장동에 강경 김진국 前수석 아들비리 폭로 의문

국민의힘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위’ 김진태 위원장이 22일 오전 대장동 게이트 수사와 관련해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항의 방문하기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위’ 김진태 위원장이 22일 오전 대장동 게이트 수사와 관련해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항의 방문하기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인물들이 줄줄이 죽어나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자살당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정책총괄본부장은 22일 대장동 개발사업 실무자인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이 숨진 것과 관련해 "연쇄적인 죽음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는 것으로 의문시된다"고 밝혔다.

원 본부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유한기(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에 이어 김문기까지 극단적 선택을 했다. 최후 선택 직전 누군가와 통화 내지 SNS를 하면서 심적 압박감을 가진 것이 이유일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유한기, 김문기 모두 대장동 공모지침서 변경으로 화천대유에 개발이익 몰아주기에 관여된 사람들인데, 이들을 비롯한 대장동 관련자들이 ‘윗선을 보호하기 위해 죽음을 서약한 바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며 "심지어는 미국에 가 있던 남욱이 서둘러 귀국해서 구속된 것도 죽음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그냥 무시하기에는 마음에 걸린다"고 주장했다.

원 본부장은 유 전 본부장과 김 전 처장의 휴대폰을 하루빨리 검찰이 포렌식(증거물 복원·분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정식수사를 위해 필요하다면 성명불상자(이재명 측 인사)를 피고발인으로 하여 자살교사 또는 자살방조죄로 고발하겠다"고 했다. 이어 "제3의 죽음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유한기, 김문기 휴대폰 포렌식 등 철저한 수사가 당연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원 본부장은 김진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퇴 배후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선 후보측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전날 김 처장의 사망과 관련해 "화천대유 쪽에서 로비 혐의 등 압박이 세졌던 것 같다. 김진국 민정수석 나름 원칙대로 강하게 진상을 파헤치려 했던 여파인 듯하다"며 당일 아들의 입사지원서 문제로 자진 사퇴한 김 수석을 의혹과 연결시켰다.

그러면서 "그 와중에 이재명 후보 쪽에서 김진국 수석 아들 이슈를 터뜨려 김 수석을 날린 것 같다. 김 수석의 아들이 아픈 건 주지의 사실이었던 같다"며 "유한기 본부장 죽음, 유동규 본부장 자살약 소동, 도대체 몇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서 진실을 덮으려는 건가. 몇 사람 죽음으로 몬다고 결코 진실을 덮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원 본부장은 또다른 페이스북 글에서도 "책임져야 할 윗대가리는 뭐 된다고 설쳐대고, 시키는 대로 한 아랫사람들만, 혼자 비리 저지른 것으로 하려니 사법처리가 불안(하고), 윗선을 불자니 권력과 폭력의 위협(이 두려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고통을 견디다 못해 비극적 선택으로 마감해야 하는..."이라고 적었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은 이날 오후 8시30분 사옥 1층 개발1처장 실에서 김 처장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개발1처 직원들은 모두 퇴근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 처장 사망에 대해 "범죄 혐의점은 없다"고 했다.

김 처장은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 진행 당시 성남도개공 개발사업1팀장을 맡았다. 그는 대장동 특혜 의혹의 핵심인 ‘민간사업자 선정 과정 점수 몰아주기’와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 등의 사안에 실무를 맡아 검찰과 경찰의 조사를 받아오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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