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근
박석근

마침내 검찰이 민주당 대표 이재명에게 소환장을 날렸고 민주당은 정치탄압 운운하며 전면전을 선포하고 나섰다. 이번 소환은 과거 검찰 소환 때와 성격이 다르다. 검찰은 공문서와 사진 등의 명백한 증거를 손에 쥐고 있다. 만약 법원으로부터 벌금 1백만 원 이상 형이 선고되면 공직선거에 나갈 수 없고, 민주당은 선관위로부터 보전 받은 대선비용 약 434억 원을 토해내야 한다. 이재명의 다른 범죄혐의는 차치하고 공직선거법 저촉 판결 하나로 민주당은 파산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재명 보좌관의 "전쟁입니다"라는 표현은 민주당과 이재명의 인식이 함축적으로 표현된 말이다. 그것은 수사와 재판으로 죄의 유무를 가리는 것에는 관심이 없으며, 힘으로 원하는 바를 달성하겠다는 말이다. 전쟁에서는 승리가 곧 정의다.

죄가 없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나 세력을 끌어들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떳떳하므로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고, 나중에는 그런 도움들이 다 빚으로 남기 때문이다. 그러나 죄가 있는 사람은 어떻게든 타인이나 세력의 힘을 빌려 위기를 모면하려 든다. 예상했던 대로 과거 서초동 조국수호 집회를 주도했던 단체와 극렬 팬덤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재명 검찰 소환 날짜에 맞춰 규탄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 2중대 언론매체들이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새로운 증거가 나왔다며 파상공세에 나섰다. 새로운 증거란 증권사 직원의 ‘주식매수의뢰 확인녹취’다. 이 녹취가 주가조작의 결정적인 증거라 주장하며, 다시 촛불을 들어야 한다고 선동하지만 잘 먹히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성인들은 대부분 주식거래 경험을 갖고 있으며, 자산가들은 자주 증권사 직원에게 주식거래를 일임하고 거래 때마다 그 사실을 전주에게 보고하고 기록을 남긴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증권사 직원의 매매보고를 주가조작의 결정적 단서라고 주장하지만, 상식 있는 국민이라면 그 주장이 얼마나 혹세무민한 것인지 잘 알고 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이 부인이란 것을 일찍이 간파했다. 그래서 초장부터 무속 프레임을 걸었고 일정한 효과를 거두었다. 허위경력으로 사립대학에 강사 또는 겸임교원에 지원한 것에 대해서는, 그녀의 말대로 "돋보이려는 욕심도, 죄라면 죄"일 것이다. 경찰은 허위경력이 사문서 위조와 동행사죄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법적 처벌이 불가한 반윤리적 행위에 해당하는지 조속히 결론을 내야 한다. 정권 차원에서 보면 검찰 소환 포토라인에 서는 것도 나쁘지 않다. 왜냐하면 공정성 시비로 야당에게 더 이상 발목 잡히는 일이 없을 테니 말이다. 대통령은 막중한 국정수행 대업을 위해 작은 희생을 불사해야 한다. 만약 작은 것 하나라도 적에게 내어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전략의 부재인 동시에 오만이며 소탐대실의 우환을 껴안고 있는 것이다.

전쟁에서 법과 상식, 정의 같은 것들은 통하지 않는다. 이재명을 당 대표로 만들 때 그들은 이미 법치주의 대신 다수 힘, 다시 말해 전쟁을 선택했다. 대한민국에서 법 같은 건 무시해도 좋다는 것이다. 승리만이 자신들의 길이라는 것이다. 전쟁에서의 승리가 곧 정의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재명 정치팬덤들이 간과한 게 있다. 과거, 이른바 문빠들에 의한 조국수호가 어째서 실패했는지에 대한 성찰이 없다는 것. 결론적으로 정치팬덤에 의한 이재명 지키기는 두 번째 조국 지키기가 될 것이다.

전쟁은 대의명분이다. 그런 게 없는 전쟁은 패배하기 마련이다. 국민을 위한다고 떠들지만 작금 민주당의 대의명분은 이재명 구하기다. 민생을 입으로만 외칠 뿐이다. 온갖 범죄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살리기가 대의명분일 순 없다. 독선에 빠진 극렬 팬덤과 밀착하는 것은 공당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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