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강한 역대급 세력을 유지한 채 한반도를 향해 올라오고 있는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상륙을 앞두고 제주와 남부지방 각급 학교 상당수가 학생들의 등교를 중지한 채 원격수업 또는 휴업을 결정했다.

힌남노의 강풍반경은 400㎞를 넘어 사실상 전국이 영향권에 들어감에 따라 수도권과 충청·강원 등의 학교들도 원격수업 등을 적극 검토 중이다.

◇ 제주 학교 오늘 ‘등교 중지’…내일도 대부분 휴업·원격수업

5일 제주도는 가장 먼저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접어들었다.

힌남노가 점차 접근하면서 제주도 내 유·초·중·고교와 특수학교 등 전체 학교 310곳은 이날 등교수업을 하지 않고 있다.

유치원 108곳, 초등학교 101곳, 중학교 41곳, 고등학교 29곳, 특수학교 3곳 등 282곳(91％)은 원격수업을 하고 있으며, 유치원 10곳과 초등학교 13곳, 중학교 4곳, 고등학교 1곳 등 나머지 28곳(9％)은 휴업을 결정했다.

6일에도 248곳(80％)은 원격수업, 22곳(7.1％)은 휴업하기로 했으며, 나머지 40곳(12.9％)도 원격수업 또는 휴업을 검토 중이다.

힌남노가 6일 오전 경남 남해안으로 상륙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같은 날 부산·울산·경남 등 남부지역 학교들의 수업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6일 부산과 대구는 모든 학교에서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울산은 전면 휴업한다. 다만, 울산 지역 고교는 휴업과 원격수업 중 학교장이 선택해 운영하도록 했다.

경남도는 학교의 경우 모두 원격수업하고 유치원은 휴원을 결정했다. 지리산 권역인 경남 합천군 지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는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날부터 원격수업에 들어갔다.

광주시교육청도 전체 유치원과 특수학교, 초중고의 수업을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고 이날 밝혔다.

◇ 수도권 등 중부지역도 ‘비상근무체제’ 속 원격수업 등 검토

제주나 남부지방에 비해 다소 태풍 영향을 적게 받을 것으로 보이는 나머지 지역 교육당국들은 기상특보에 주의를 기울이며 비상근무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상황관리전담반을 가동하고 기상특보 발령 시 등하굣길 통학 안전관리 강화와 함께 학교장 판단에 따라 등하교 시간 조정, 휴업, 실외수업 자제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일선 학교에 안내했다.

특히 지난달 초 중부지역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피해를 보았던 학교 내 시설물 86개소에 대해 집중적으로 점검하도록 했다.

전북·충북·충남·인천·강원 등의 학교들도 학교장 재량으로 등하교 시간을 조정하고 등교 중지, 휴업 등 학사운영과 관련한 조치를 하라는 공문을 받았다.

서울, 경기와 이들 지역 학교에서는 현재 정상수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지역 교육청에서 이날 태풍 대비와 관련한 회의가 예정돼 있고, 이 회의에서 6일 학사운영과 관련한 사항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중부지역 교육청 관계자는 "태풍의 진료와 영향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학사운영 방침을 결정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 제주·경주행 수학여행·체험학습 ‘올스톱’

제주나 남부지방을 목적지로 계획된 수학여행은 모두 취소 또는 연기됐다.

충북도에서는 제주도로 6곳, 경주로 2곳 등 모두 8개 학교가 수학여행을 계획했다가 취소했다. 다른 7개 학교는 이들 지역에서 체험학습을 진행하려 했지만 역시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이날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제주도 수학여행을 계획한 대구의 3개 고등학교와 태풍 영향 기간에 일정을 잡은 울산의 5개 고등학교, 광주의 2개 초등학교와 4개 고등학교, 인천의 1개 고등학교 등도 모두 여행 계획을 취소했다.

비슷한 기간 제주도와 남부지역으로 체험학습 또는 수학여행을 계획한 강원의 6개 학교는 취소 대신 일정을 연기했다.

경기지역의 1개 학교도 이날부터 계획한 제주도 수학여행을 이달 말로 연기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