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제주를 향해 북상함에 따라 제주국제공항 운항 스케줄 안내 스크린에 항공기 결항을 알리는 안내 문구가 표시돼 있다. /연합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사흘 만에 제주 한라산에 690mm가 넘는 비가 내리고 20m/s가 넘는 강풍에 제주도 가로수와 중앙분리대 등이 쓰러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5일 제주지방기상청 등에 따르면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한 지난 2일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지점별 강수량은 한라산 윗세오름 694mm, 진달래밭 646mm, 성판악 432.5mm 등 폭우가 쏟아졌다.

구역별 일 순간최대풍속을 살펴보면 오후 2시 기준 한라산 백록담(산지) 37.5m/s, 새별오름(북부) 26.2m/s, 중문(남부) 24.1m/s, 마라도(서부) 22.5m/s, 우도(동부) 19.7m/s 등으로 기록됐다.

도 전역에 강한 비바람이 휘몰아치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0분께 제주 서귀포시 중문동의 한 찻길로 가로수가 쓰러져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낮 12시께는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한 주택 지붕위로 인근에 있던 나무가 쓰러졌다. 다행히 주택이 크게 파손되거나 인명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시 아라아이파크아파트와 이도동 제주제일중학교 인근 도로에서는 중앙분리대가 전도돼 철거되기도 했으며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포구에 정박해 있던 어선 1척은 침수됐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제주시 조천읍의 한 과수원이 심수됐으며 서귀포시 신효동 도로의 하수가 역류했다. 대정읍 상모리와 무릉리 도로에서는 불어난 물에 차량이 침수돼 4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으며 대정읍 동일리와 영락리 주택이 물에 잠겨 2명이 구조되기도 했다.

제주도는 태풍대비 비상 단계를 3단계로 격상했다. 전 공무원의 3분의 1 이상이 24시간 비상대기로 근무하는 것이다.

도 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2시까지 총 68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힌남노의 영향으로 전국 공항에서 361편이 무더기 결항됐다. 항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국 공항에서 당일 출발 예정이던 220편 중 48편이 결항됐다. 전날 이미 결항이 확정된 사전결항 313편을 포함하면 총 361편이 이륙하지 못한 셈이다.

제주 남부지방의 학교들은 대부분 등교를 중지하고 원격수업 또는 휴업을 결정했다. 수도권 등 중부지역도 비상근무체제를 운영하며 원격수업 등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울산·경남지역 등 모든 학교도 휴업하거나 원격수업을 전환키로 했다. 제주에서는 주로 학생들이 이용하는 심야버스 운행도 임시 중단키로 했다. 전국 68개소의 코로나 임시선별검사소 중 33개소도 운영을 단축하거나 중단키로 했다.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5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항 방파제 뒤로 파도가 솟구치고 있다. /연합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5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항 방파제 뒤로 파도가 솟구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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