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데 결코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9·11 테러 21주년인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국방부 건물(펜타곤) 추모 행사에서 "테러리스트의 활동을 계속 감시하고 차단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9·11 테러 주범인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수괴 오사마 빈라덴에 이어 아이만 알자와히리를 7월 말 제거한 것을 언급한 뒤, "우리는 결코 잊거나 포기하지 않을 것", "우리를 해끼치려는 사람들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며 우리 국민을 공격한 사람들을 상대로 정의를 실현하려는 미 국민의 결의가 결코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끝났지만, 미국에서 또 다른 공격의 발생을 막겠다는 우리의 약속엔 끝이 없다", "우리의 정보·국방·방첩 전문가들은 새로운 지역으로 확산하고 진화하는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경계를 계속할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역설했다. 아울러 "9·11의 가장 큰 교훈은 국가적인 단결"이라며, 9·11 테러 당시 보여준 미국인들의 행동에 찬사를 보냈다.

인류 최초 ‘디자인된 국가’로서 출발한 미국의 특수성을 강조한 점도 눈길을 끈다. "미국의 시스템은 모두가 평등하게 태어났으며 평생 평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는 가치에 기반해 있다", "이 가치를 항상 충족시킨 것은 아니나 결코 져버린 적은 없다", "이것이야말로 미국을 강하게 만드는 요소"라는 것이다. 9·11일에 대해 "모든 미국인이 미국과 민주주의에 헌신의 결의를 새롭게 하는 날"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11월 중간선거에서 불리한 상황이 예상되는 바이든 대통령은 연일 공화당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지목하며 지지세력의 결집을 호소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구호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지세력의 철학은 세미 파시즘", "기존 전통·보수적 가치를 외면한 파시즘 정당"이라고 몰아부친다. 그러나 MAGA를 ‘중산층·서민 살리기’ 운동으로 이해하는 시각 또한 굳건하다. 트럼프 때리기로 국가분열을 심화시킨다는 비난, 인플레이션·범죄·테러 위협 등 바이든 행정부의 전반적 실책을 피하기 위한 꼼수란 지적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