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각국의 에너지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제 천연가스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한 주택가 도시가스 계량기. /연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각국의 에너지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제 천연가스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한 주택가 도시가스 계량기. /연합

러시아발 악재로 올겨울 가스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가 유럽행 천연가스관을 쥐고 에너지를 무기화하고 있는 탓이다. 각국의 치열한 에너지 확보 경쟁으로 가스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가스 수입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아울러 국내 도시가스 요금 인상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13일 투자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동북아시아 지역의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지표인 일본·한국 가격지표(JKM) 선물 가격은 지난달 말 100만BTU(열량단위)당 53.95달러로 작년 18.22달러보다 196.1% 폭등했다.

작년 8월 말 18달러 수준이었으나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같은 해 12월 말 30달러 초반으로 상승세를 이어오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개전하면서 지난 3월 7일 51.765달러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유럽 각국이 겨울철 가스 확보 경쟁에 나서면서 동북아시아 시장의 가스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러시아의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지난달 31일부터 나흘간 유럽행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의 정비를 이유로 가동 중단에 나섰는데, 이달 3일 가스 공급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가동을 불과 7시간 앞두고 무기한 연기하면서 글로벌 가스 대란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최대 LNG 수입국인 호주는 수출 제한을 검토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글로벌 공급망 분석 기관인 글로벌공급망분석센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의 호주 LNG 수입량은 60억6800만 달러로 전체 수입국 가운데 1위다.

호주는 내년에도 가스 공급량이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LNG 수출 제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가 수출 제한을 결정한다면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국가 간의 LNG 물량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한 양상을 띨 전망이다.

정부는 필요물량을 조기에 확보해 겨울철 에너지 대란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현물구매·해외지분투자 물량 도입 등을 통해 필요물량을 조기에 확보하고, LNG 대신 액화석유가스(LPG)를 일부 공급해 LNG 소비량을 줄일 계획이다.

정부는 필요시 민간 LNG 수입사에 대한 수출입 규모·시기 등의 조정 명령을 통해 수급 안정화 조처를 검토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 2008년 조정 명령 제도 도입 이후 한 번도 발령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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