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제조 강화 '행정명령' 서명..."해외 의존도 지나치게 높아 대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JFK 도서관 내 박물관 연설에서 암 종식을 목표로 한 ‘암 문샷’(cancer moonshot)을 언급하고 있다. 2월엔 향후 25년간 미국 내 암 사망률을 최소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연설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달 탐사프로젝트 ‘문샷’연설 60주년을 맞아 열렸다. /EPA=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JFK 도서관 내 박물관 연설에서 암 종식을 목표로 한 ‘암 문샷’(cancer moonshot)을 언급하고 있다. 2월엔 향후 25년간 미국 내 암 사망률을 최소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연설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달 탐사프로젝트 ‘문샷’연설 60주년을 맞아 열렸다. /EPA=연합

미국 정부가 반도체·전기차·배터리에 이어 바이오 의약품 등 생명공학 분야에서도 미국 내 연구 및 제조를 공식화했다. ‘중국 견제’ 의도로 해석되고 있으나, 우리나라 산업에 미칠 악영향 또한 우려되는 상황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바이오 분야의 미국 내 생산을 골자로 한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백악관은 14일 관련 회의를 열어 행정명령을 구체화할 광범위한 신규 투자와 지원을 발표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미 전역에서 고임금 일자리를 가능하게 할 강력한 바이오 제조업 발전을 이끌어 취약한 해외 공급망을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바이오 분야의 원재료 및 생산 면에서 지나치게 해외 의존도가 높다. 미국이 지난 30년간 진행된 산업의 오프 쇼어링(생산시설 해외이전) 흐름 속에, 생명공학 등 주요 산업의 재료조달 및 유통 접근성을 위협받아 왔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산업구조와 탄탄한 연구업체들의 존재를 감안할 때 바이오 관련 산업은 큰 강점이자 엄청난 기회", "의약품에서 식품에 이르기까지 우리 일상이 필요로 하는 거의 모든 것을 만들어 낼 생물학의 잠재력"을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의 혁신을 경제적·사회적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분야"임을 강조한 백악관 보도자료의 골자에 대해, "미국의 바이오 산업 생산력을 확대하며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분석했다.

바이든 정부가 자국 내 생산을 강조하고 나서자, 오히려 미국과 그 우방국들의 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제약사로부터의 위탁생산이 주로 중국에서 이뤄져 오긴 하지만, 한국 역시 위탁생산자의 하나라는 현실을 생각할 때 문제가 단순치 않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 같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들 중 모더나 백신과 노바백스 백신의 위탁생산을 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행정명령은 IRA와 반도체법 등으로 오히려 한국 기업의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우리나라는 바이오·헬스 산업을 국가핵심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로 하고 집중 투자에 나선 상태다.

바이든 정부의 전체적 방향성이 긍정적이라 해도, 거기서 파생된 다양한 국면은 부분적으로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국가의 정치적 외교적 수완과 역량이 요구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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