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3년 5개월 만에 1390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8.3% 오르면서 우리 금융시장에도 충격을 준 것이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7.3원 상승한 달러당 1390.9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이날 19.4원 오른 1393원에 개장해 1395.5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이 같은 환율 수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0일의 1391.5원 이후 약 1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처럼 환율이 치솟은 이유는 전날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8.3%를 웃돌았다. 당초 시장 예상치인 8.1%보다 높게 나왔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 부문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6.3% 올랐다. 전월보다는 0.6% 오른 수치다.

미국의 고물가 상황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이번에도 자이언트 스텝이 결정된다면 6월부터 3개월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게 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되면서 1%포인트 금리 인상인 ‘울트라 스텝’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1% 이상 하락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6%(38.12포인트) 내린 2411.42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1%(59.07포인트) 낮은 2390.47로 개장해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74%(13.86포인트) 하락한 782.93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