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반환점] 대입 정책은 '낙제점'…'땜질 급급' 매년 손질
[文정부 반환점] 대입 정책은 '낙제점'…'땜질 급급' 매년 손질
  • 한삼일 기자
  • 승인 2019.11.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경제 관련 부처 장관 및 청와대 참모진 등과 참석하고 있다/뉴스1 DB © News1


반환점을 도는 문재인정부의 교육정책 평가는 박하다. 특히 대입정책은 낙제점에 가깝다는 비판이 나온다.


매년 대입제도에 손을 대면서도 어정쩡한 결론을 내리거나 땜질식 처방에 급급해 교육현장을 혼란에 빠뜨렸다는 지적이 많다.

8일 교육계에 따르면, 문재인정부는 지난 2017년 출범 이후 3년 간 한해도 빠짐없이 대입제도를 수술대에 올렸다. 첫 대상은 문재인정부 출범 첫해인 이뤄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이다.

사실 수능 개편은 불가피했다. 당시 중3(현 고2)부터 새 교육과정이 적용되면서 통합과목이 도입되는 등 과목 구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능 과목 조정 등이 필요했다.

애초 교육부는 이 과정에서 절대평가 과목 확대를 고려했다. 당시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도 수능 절대평가 전환의 필요성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수능 절대평가 전환 방침이 교육계 갈등을 유발했다. 이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격화됐다. 교육부는 수능 개편 발표를 앞두고 '일부 과목만 절대평가'(1안)과 '전 과목 절대평가'(2안) 등 두 가지 시안을 제시해 마지막 여론을 살폈다.

교육계 이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그 사이 수능뿐 아니라 학생부종합전형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대입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았다. 결국 교육부는 수능 개편 방침을 백지화하고 이듬해 종합적인 대입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하겠다며 1년 유예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으로 당시 중3에 적용될 교육과정과 평가가 엇박자가 났다. 이들은 '수업 따로 수능 따로' 신세가 된 것이다.

수능 개편 유예에 따른 지난해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추진 과정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1년 간 대입제도 개편 주체가 '교육부→국가교육회의→국가교육회의 산하 대입개편특별위원회→국가교육회의 산하 공론화위원회→시민참여단→국가교육회의→교육부'로 하청·재하청을 거듭하는 떠넘기기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민감한 대입제도 개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의도라는 비판이 컸다.

대입제도 개편 시나리오도 4가지로 나누는 바람에 교육계는 4분할됐다.

각각 Δ수능 위주 전형 45% 이상 선발 및 수능 상대평가 유지(1안) Δ수시·정시 비율을 대학 자율에 맡기고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면 전환(2안) Δ수시·정시 비율을 대학 자율로 두고 수능 상대평가 유지(3안) Δ수능 위주 정시 확대 및 학생부전형 균형과 수능 상대평가 유지(4안) 등 지지층으로 나뉘었다.

시민참여단 공론화 결과 1안(52.5%)과 2안(48.1%)이 각각 1, 2위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공론화를 주도했던 공론화위원회는 두 지지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며 '판단유예' 결론을 내렸다. 이를 받아든 국가교육회의는 정시 비율 제시 없이 '수능 위주 정시 전형 확대'라는 어정쩡한 권고안을 만들어 교육부에 넘겼다.

교육부는 고심 끝에 '수능 위주 정시 전형 30% 이상 확대 및 수능 상대평가 유지'로 결론내렸다.

공론화 결과나 시민참여단 설문조사를 토대로 도출한 정시 적정 비율이 39.6%라는 통계를 감안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였다. 당장 발표 직후 '민의를 왜곡했다' 등 질타만 쏟아졌다.

교육부가 근거가 부족한 '정시 30%'를 제시한 건 정시 확대 요구를 일부 받아들이고 대학의 상향된 정시 비중의 수용 가능성까지 고려해 결정한 애매한 봉합의 결과라는 게 교육계 중론이다.

 

 

 

학부모들로 구성된 시민단체 회원들이 6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시확대 취소와 교육불평등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학부모선언을 발표하고 정시확대 취소와 대통령 공약인 내신·수능 절대 평가제 도입, 대학가지 않아도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 줄 것을 요구했다. /뉴스1 DB © News1 유승관 기자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이후 "더 이상의 대입개편은 없다"고 공언했던 교육부는 1년 만에 암초를 만났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딸 대입 수시 특혜 의혹에 따른 후폭풍으로 1년 만에 다시 대입제도를 수술대에 올리게 됐다. 심상찮은 민심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대입 공정성 강화를 주문하면서다.

이번에도 정시 확대 여부와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불공정성 해소가 골자다. 교육부는 이달 말 이를 담은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로선 정시 비중 40% 또는 50% 이상 상향, 학생부종합전형의 '부모 찬스' 예방을 위한 학생부 비교과 항목 폐지 등이 거론된다.

발표를 앞두고 교육계는 또 쪼개졌다. 진보성향 교육단체와 대학들은 정시 확대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상당수 학생·학부모와 일부 보수단체들은 정시 비중을 최소 50%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문재인정부가 3년 내내 대입제도 개편만 붙들게 된 건 면피성 대책과 땜질식 처방 같은 미봉책만 제시하는데 급급했기 때문"이라며 "대입분야 낙제점에서 벗어나려면 정부 교육철학을 토대로 명확한 입시제도 방향을 제시하고 국민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와 정시확대추진 학부모모임 회원들이 7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입 정시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2019.11.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jayoo@jayoo.co.kr

더 자유일보 일시 후원

“이 기사가 마음에 들면 후원해주세요”

  • ※ 자유결제는 최대 49만원까지 가능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