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동식
주동식

광주광역시에 들어서게 될 복합쇼핑몰은 하나의 시금석이다. 광주가 대한민국의 정상적인 지방자치단체로 거듭나게 될지, 아니면 지금까지 오랜 세월 그래왔던 것처럼 자유시장 질서를 거부한 고립된 섬으로 남을지, 그래서 반대한민국 좌파의 가두리 양식장으로서 노예의 삶을 살아가게 될지를 결정하는 시금석이라는 얘기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복합쇼핑몰 공약을 통해 널리 알려졌지만, 광주광역시에는 코스트코·이케아·이마트트레이더스·스타필드 등 이른바 복합쇼핑몰이나 신개념 쇼핑몰 브랜드가 단 하나도 없다. 광주뿐만이 아니다. 인근의 전남이나 전북에도 저 브랜드들이 단 하나도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광주 등 호남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 등이 재래시장과 골목상권, 소상공인의 보호를 내세우며 대형 유통업체들의 지역 내 진출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과거 몇 차례에 걸쳐 이들 유통업체들이 진출을 시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이들 브랜드들이 입점한다는 소식만 들려도 지역 상인들과 손잡은 시민단체들이 극렬 반대하고 나선데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여론을 이유로 인허가에 난색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어느 지방이고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유통업체들이 지역에 진출한다고 할 때 그곳에서 오래 전부터 자리잡고 영업해온 재래시장이나 소상공인들이 반대하는 현상은 당연히 나타난다. 자유시장 질서에 반대하는 이슈파이팅을 존립 근거로 여기는 좌파 시민단체들이 여기에 끼어들어 판을 키우는 것도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그 오랜 세월에 걸쳐 저 유명 브랜드들은 광주뿐만 아니라 인근의 전남과 전북에까지 단 하나도 진출하지 못했다. 이는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현상이다. 오직 호남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모습이다.

호남의 이런 모습을 보면, 표현 자체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우파 시민들 사이에서 ‘그곳은 다른 나라’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배경을 짐작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자유시장 질서를 호남지역 전체가 강고하게 거부하고 있다. 이것을 도대체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대한민국의 일원이 되는 것을 거부하고 다른 나라 정체성을 갖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지 않은가.

광주시민들이 생활상의 편의나 경제수준 향상을 싫어할 리는 없다. 상당수 광주시민들이 복합쇼핑몰을 찾아 멀리 대전 등으로 원정 쇼핑을 다니는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복합쇼핑몰이 생기면 일자리도 늘어나고 온갖 이유로 광주를 떠나는 청년들이 광주에 정착할 이유도 늘어난다. 그런데도 복합쇼핑몰 추진은 여전히 쉽지 않다. 광주를 지배하는 좌파 패권이 그만큼 강고하다는 반증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국가주도형 복합쇼핑몰이나 9000억 원 예산 지원, 민관협의체 등을 자꾸 들먹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어떻게든 복합쇼핑몰 사업을 막고 싶은 것 아닐까. 막지는 못하더라도 그 사업에 광주 특유의 좌파 가치를 덧입히고 싶은 것이라고 본다. 사업이 좌초될 경우에 대비한 "애초에 진정성 없는 득표용 공약(空約)이었다"는 정치 공세도 준비돼 있을 것이다.

필자는 복합쇼핑몰에 대한 광주시민들의 요구를 가장 먼저 정치 의제화한 바 있다. 이 주제로 언론에 기고도 했고 관련 시민단체도 만들었다. 나아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에 반영되도록 노력했다. 하지만 복합쇼핑몰 유치와 건설 그 자체가 목표는 아니었다. 복합쇼핑몰을 계기로 광주를 지배하는 좌파 이념의 허구성과 반대한민국 속성을 폭로하는 것이 진짜 의도였다.

그런 점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9000억 예산 지원 요구에 응하면 안된다. 이 사업은 민간기업이 철저하게 자유시장 원리에 입각해 추진해야 한다. 민관협의체니 뭐니 하는 이름으로 좌파들이 숟가락을 얹는다면 차라리 사업을 포기하는 게 낫다. 싸움은 이제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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