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 확인 후 기뻐하는 스웨덴 야당 대표. 지미 오케손 스웨덴민주당 대표가 12일(현지시간) 수도 스톡홀름 인근 나카에서 전날 실시된 총선 출구조사를 확인하며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출구조사 확인 후 기뻐하는 스웨덴 야당 대표. 지미 오케손 스웨덴민주당 대표가 12일(현지시간) 수도 스톡홀름 인근 나카에서 전날 실시된 총선 출구조사를 확인하며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14일(현지시간) 스웨덴 총선에서 극우 스웨덴민주당 등 우파연합이 근소한 차이로 현 중도좌파 연합을 이겼다. 지난해 11월 스웨덴 첫 여성 총리가 된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총리(55·사회민주당 대표)는 패배를 인정하며 "내일 사표를 제출할 것"이라고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3석 차이로 승패가 갈렸다. 전체 349석 가운데 우파연합(온건당·스웨덴민주당·기독민주당·자유당)이 176석, 안데르손 총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 주도의 좌파연합(사회민주당·좌파당·녹색당·중도당)이 173석을 차지했다. 주말 공식 발표 때 결과가 변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특히 反(반)이민 정책을 내건 스웨덴민주당이 21%를 얻어, 사회민주당(30% 득표율)에 이어 ‘제2정당’으로 올라섰다. 설립자들 가운데 일부가 네오 나치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스웨덴민주당은 2010년 첫 원내 진입 당시 기존 정당들의 외면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몇 년 극단주의자들을 당에서 축출하는 등 쇄신에 힘쓰며, 이민자의 경제적 이익을 줄이고 이민자가 많은 지역에 강한 경찰권을 부여하는 정책과 성소수자의 망명을 금지하는 법안 등으로 지지를 얻었다.

특히 지미 오케손 스웨덴민주당 대표가 "스웨덴을 최우선에 둬야 할 때"임을 강조한 부분이 주목된다. "스웨덴의 안전을 재구축하는 과제를 건설적 주도적으로 이끄는 정당이 되겠다. 다시 스웨덴을 위대하게 만드는 작업이 시작됐다(Now the work begins to make Sweden great again)." 차기 총리 울프 할마르 크리스테르손 현 온건당 대표도 포부를 밝혔다. "이제 새롭고 강한 정부를 만드는 일을 시작할 것이다." 생활물가 급등·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신청, 장기적인 에너지정책, 코로나19로 드러난 복지정책의 허점, 방위예산 대책 등 현안 과제가 산적하다.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은 이민자·난민의 낙원으로 꼽히던 곳이다. 지난 30여년 탈냉전과 그에 따른 국제질서, ‘초민족 초국경’의 사회적 피로감도 읽힌다. 복지와 관용의 상징이자 사회민주주의 국가의 전범처럼 꼽히던 스웨덴에서 우파가 승리한 현실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13일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조직범죄 및 총기사건이 빈발하며 이민자·난민들의 연루가 부각돼 온 스웨덴에서 이민과 범죄 문제에 단호한 대응을 천명한 정당이 득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스웨덴에서 反이민 정당이 주류 정당들을 제치고 20.6%나 득표한 것을 이변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실제 집권에 이르지는 못하더라도 反이민 정서 등을 등에 업고 상당한 지지세를 얻는 현상이 이미 프랑스·독일·핀란드·덴마크·오스트리아 등 여러 유럽 국가들에 나타난 현상임을 지적했다. 스웨덴의 현실 역시 이런 추세의 연장선에 있다는 것이다. 열흘 앞으로 다가온 이탈리아 총선 또한 예외가 아니다. 강성 우파 ‘이탈리아형제들’(FdI)이 여론 조사 결과 25%를 웃도는 지지율을 보이며 줄곧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