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도 팬층 두터운 바흐 스페셜리스트…23일 서울시향과 첫 협연무대
"한국 팬들, 바흐 음악을 특별히 좋아하는 것 같아"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코롤리오프. /서울시립교향악단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코롤리오프. /서울시립교향악단 

"일곱 살 때 바흐를 처음 듣고 매료됐어요. 그 뒤로 바흐를 연주할 때마다 이 세상과 삶이 의미 있다고 느낍니다."

이 시대 최고의 바흐 스페셜리스트 중 하나로 꼽히는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코롤리오프(73)가 5년 만에 국내 관객을 만난다.

오는 23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하는 그는 16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2017년 내한 공연에 이어 다시 한국의 멋진 관객을 위해 연주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했다.

이번 공연에는 '코롤리오프 듀오'로 함께 활동 중인 아내 룹카 하지게오르지에바와 2007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안나 빈니츠카야도 같이 무대에 오른다.

19세의 나이로 세계적인 권위의 독일 라이프치히 바흐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보이기 시작한 코롤리오프는 이 시대 최고의 바흐 스페셜리스트로 꼽히는 피아니스트.

서울시향과는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는 이번 공연에서 코롤리오프는 바흐의 하프시코드 협주곡 6곡을 피아노 버전으로 연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코롤리오프는 "서울시향과 함께 상의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며 "만족스러운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하프시코드는 피아노가 상용화되기 이전인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에 주로 사용된 건반 악기. 코롤리오프는 바로크 시대에 작곡한 바흐의 음악을 현대 피아노로 연주할 땐 하프시코드와 달리 박자보다는 섬세한 음색을 살려 선율을 선명하게 드러내려 한다고 강조했다.

일곱 살 때 바흐의 '작은 전주곡 C단조'를 듣고 바흐를 처음 알게 됐다는 코롤리오프는 당시 바흐의 음악에 "완전히 매료됐다"고 회상했다.

"그 후로 바흐를 연주할 때마다 이 세상과 삶이 의미 있다고 느낍니다. 흔치 않은 경험이지요."

2017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내한공연인 코롤리오프는 한국에서 연주를 많이 하진 않았지만 팬층을 두터운 피아니스트다. 그의 '바흐 편곡작품집' 등의 음반은 국내 클래식 팬들 사이에서도 애장품으로 통한다.

코롤리오프는 이런 인기에 대해 "한국의 음악 애호가들이 바흐의 음악을 특별히 좋아하는 것 같다"며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73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왕성히 연주 활동을 이어가는 그는 "음악에 대한 끝없는 사랑이 그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언젠가 연주를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도 집에서라도 나를 위해 늘 곡을 연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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