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제22차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제22차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에서 SCO 회원국 간의 독자적 지불 및 결제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자고 역설했다. "교역결제 수단에 SCO 국가들의 통화 이용을 점차 늘린다." 시 주석의 제안은 곧바로 SCO 정상회의 ‘사마르칸트 선언’에 명시됐다.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이번 SCO 정상회의를 통해 중국이 ‘달러 패권’ 대한 도전을 천명한 것이나 다름 없어 보인다.

시 주석은 "지역 통화(회원국들의 화폐) 결제 비율을 확대하기 위한 SCO 회원국들의 로드맵을 잘 이행해야 한다"며, "현지화폐를 이용한 국제지불 및 결제 시스템개발 강화와 SCO개발은행 창립을 통한 지역경제 통합 촉진"을 강조했다." 미국의 대(對)러시아 금융제재와 향후 對중국 금융제재 가능성에 맞서 위안화·루블 등 중심의 중·러 주도 국제결제망에 동참하라는 것이다. 현재 SCO 가입국 및 관련국들이 세계 인구의 41%,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4%를 차지한다.

SCO의 규모 확대와 뚜렷해진 ‘반미(反美)색채가 서방 세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대표적 반미국가로 꼽혀 온 이란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SCO 정회원이 된 모양새다.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가혹한 제재를 피하기 위해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 한다. SCO 회원국 간 지속가능한 교역을 하는 게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경우, 이미 상호 교역에서 양국 통화의 활용 비중을 높여 왔다. 러시아 금융권이 중국의 독자적 위안화 결제시스템인 ‘국경간 위안화지급시스템’(CIPS)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달러패권으로부터의 탈출’ ‘위안의 기축통화화’는 중국이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면서 가지게 된 야심찬 꿈이다. 그러나 최근 독자적 국제결재시스템 구축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러시아다. 우크라이나전쟁 이후 서방의 제재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퇴출된 러시아가 최대 국책은행인 스베르방크를 통해 SWIFT를 대체할 독자적 결제시스템 마련에 분주하다. 한편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향후 5년간 SCO 회원국 법집행 인력 2000명 양성 구상, 중국-SCO 대테러 전문 인재양성 기지건설 방안, 개발도상국에 15억 위안(약 3000억 원) 규모의 식량 등 긴급 인도주의 원조 등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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