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무안박씨 희암재사’ 전경. /문화재청 제공
 

조선시대 무신 박의장(朴毅長 1555∼1615)을 기리고자 세워진 건물이 국가민속문화재가 된다. 성주 목사와 경상 수사 등을 역임한 박의장은 임진왜란 당시 경주성 전투에서 왜군을 크게 물리친 인물로, ‘무의공’(武毅公)의 시호가 있다. 19일 문화재청이 경북 영덕군 창수면에 있는 ‘영덕 무안박씨 희암재사(喜庵齋舍)’를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화재로서 보존 및 연구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희암재사는 불교식 묘 제사에서 유교식 묘 제사로 넘어가는 의례 복합공간으로 당시 사회의 변화상이 고스란히 담긴 문화유산"이라고 문화재청 관계자가 설명했다. 예고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민속문화재 지정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고대 이래 한반도가 겪은 정신문명의 세례를 살필 수 있는 귀한 자료의 하나로 보인다. 샤먼(주술)시대를 지나 불교→유교→기독교 등 인류 최고의 고등 종교·사상 체계의 영향이 깊게 쌓인 지역으로 한반도 말고는 지구상에 다른 예를 찾기 어렵다.

재사란 조상의 묘소를 수호하고 제사를 지내기 위해 지은 집을 말한다. 희암재사는 묘소 주변에 사찰을 세워 승려가 묘소를 지키게 하고 선조의 명복을 빌며 정기적으로 제사를 올리기 위해 건립한 암자, 즉 ‘분암’(墳庵) 성격의 건축물이다. 전체적인 구조를 보면 경북 북부 지역에서 자주 보이는 ‘ㅁ’자형 건물이다. 앞쪽엔 ‘덕후루’(德厚樓)라 쓰인 편액을 건 누문(樓門: 누각 아래의 문)이 있고, 그 안에 ‘집희암’(集喜庵) 편액이 걸린 재사가 위치한다.

문루(門樓: 대문을 겸한 누각)인 ‘덕후루’는 중층 건물이다. 좌우 끝 쪽에 있는 칸에는 온돌방의 구들을 놓았는데 그 형태가 고상식(高床式: 1층 바닥을 지면에서 띄운 집) 형태를 한 점도 눈에 띈다. 집희암을 옆에서 보면 ‘ㅅ’자 모양인 맞배지붕 양쪽에 한쪽으로 경사진 지붕을 단 형태디. 이 지역 건축물의 특징이 잘 반영돼 있다.

‘영덕 무안박씨 희암재사’ 집희암.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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