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4월 3일(현지시간) 총선 당시 투표마감 직후 수도 부다페스트 집회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이 총선에서 집권 여당 피데스가 승리해 친러’ ‘친푸틴’ 행보의 ‘오르반 총리는 4연임에 성공했다. /AP=연합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4월 3일(현지시간) 총선 당시 투표마감 직후 수도 부다페스트 집회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이 총선에서 집권 여당 피데스가 승리해 친러’ ‘친푸틴’ 행보의 ‘오르반 총리는 4연임에 성공했다. /AP=연합

유럽연합(EU)이 회원국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맹국 헝가리에게 할당된 자금 75억 유로(약 10조4000억원) 지원 중단을 제안했다. ‘반부패 개혁을 단행할 때까지’로 단서를 달았으나, 사실상 헝가리의 ‘친 러’ ‘친 푸틴’ 행보에 대한 불만과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75억 유로는 헝가리의 올해 예상 국내총생산(GDP)의 5%에 해당한다. 이 문제의 최종 결정권이 EU 이사회에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요하네스 한 예산담당 EU 집행위원은 18일(현지시간) 헝가리에 대한 ‘EU자금지원 중단’ 방침을 밝혔다. 헝가리가 범한 "EU 기금의 사용 및 관리를 위태롭게 하는 법치 위반" 등을 이유로 들었다. 디디에 렝데르 법무담당 EU 집행위원은 이날 프랑스 방송에 출연해 "헝가리에 더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U가 145억 유로(약 20조1000억 원) 상당의 러시아 자산을 동결했는데, 이 가운데 헝가리 기여분이 3000 유로(약 416만 원)를 조금 넘겼을 뿐이라는 것이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도 이날 트위터에서 헝가리를 향해 "유럽 납세자를 희생시켜 EU 붕괴를 노리는 트로이 목마"로 맹비난했다. 유럽의회는 이미 15일 "헝가리를 더 이상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볼 수 없다"며 규탄에 가까운 보고서를 채택한 상태다. 이에 17일 헝가리 의회는 공적 투명성 결여와 관련된 EU의 우려를 완화하고자 다음주 일련의 법안에 투표하기로 했다. 입법 절차의 투명성을 높일 조치, EU자금 사용을 감시하기 위한 독립적인 반부패 감시기구의 설립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헝가리는 ‘자국 중심주의’ ‘보수 기독교적 가치’를 내세운다. 이에 기반한 통치를 펼쳐 온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4월 4연임에 성공했다. 오르반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며 서방의 대러제재에 반대해 왔다. ‘동유럽의 트럼프’로 불리는 그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초대로 미국 최대의 보수주의 행사(CPAC)에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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