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민스트 사원 '세기의 장례식'...주요 국가 정상 등 VIP 500명 포함
100만명 인파 운집 마직막 길 배웅...여왕 생전 요청으로 백파이프 연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18일(현지시간)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여왕의 관을 지나며 추모하고 있다. /EPA=연합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18일(현지시간)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여왕의 관을 지나며 추모하고 있다. /EPA=연합

엘리자베스 2세의 장례식이 19일(현지시간) 오전 11시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치러졌다. 열흘 국장(國葬) 일정의 마지막 행사에 해당한다. 주요국 정상과 왕족 등 최고위급 VIP 500명을 포함해 100만명이 운집한 ‘세기의 장례식’이었다. 여왕의 장례식을 위한 정부계획(런던브리지 작전)에 따르면, 저녁에 서거가 알려진 점을 고려해 하루 늘린 11일 후(19일)로 결정됐다. 영국 정부는 이날을 휴일로 선포, 대다수 학교와 사업체들이 문을 닫았다.

전 세계로부터 수백명의 귀빈이 한꺼번에 영국을 찾는 만큼 경호에 비상이 걸렸다.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나루히토 일왕, 벨기에의 필립 국왕, 노르웨이의 하랄드 5세 국왕, 모나코의 알베르 2세 국왕,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 정상, 왕족 500명과 영국 전·현직 총리 등 약 2000명이 오전 11시부터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리는 장례식에 참석했다.

영국 외무부는 당초 정상들 전원 버스를 타고 장례식장으로 이동하도록 할 계획이었으나, 각국의 ‘치열한 외교전’에 난감해져 방침을 바꾼다. ‘예외적 대우’를 기대하는가 하면, 좌석배치·휴식공간 등 VIP 의전 하나하나를 따지며 엄청난 경쟁이 벌어졌다고 전해진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은 전용방탄 리무진 ‘비스트’로, 영국 유학파 일왕은 셔틀버스로 움직였다.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의 배후로 지목된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참석에 대한 반발도 있었다. 중국에서는 왕치산 국가 부주석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국장에 참석했다. 정상이 참석한 경우에 비해 급을 낮춘 셈이다. 러시아·벨라루스·미얀마·아프가니스탄 등은 초청에서 제외됐다.

19일 오전 11시 55분 전국이 2분간 묵념한 후 백파이프의 국가 연주로 장례식은 마무리됐다. 여왕의 관이 버킹엄궁을 지나 하이드파크 코너에 있는 웰링턴 아치까지 천천히 이동하며 연도의 시민들과 작별을 고했다. 장례 행렬을 찰스 3세 등 왕실 일가가 걸어서 따라가고, 빅벤이 1분마다 종을 울렸다. 오후 1시 여왕의 관을 중심한 장례행렬은 운구차로 윈저성까지 이동, 오후 3시부터 윈저성 앞 5㎞ 롱 워크에서 다시 움직인다. 오후 4시부터 윈저성 내 세인트 조지 예배당에서 다시 소규모 예식이 있었다. 이때 백파이프가 연주된 것은 여왕 자신의 생전 요청이었다고 버킹검 궁이 밝혔다. 오후 7시30분, 여왕은 작년 4월 먼저 세상을 뜬 남편 필립공 옆 영원한 안식의 자리를 잡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장례식 전날인 18일 여왕의 관이 안치된 웨스트민스터 홀을 찾았고 조문록에 서명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직무를 위한 변함없는 헌신으로 전 세계의 존경을 받았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의 모습도 보였다. 찰스 3세와 커밀라 왕비는 이날 저녁 공식 리셉션을 열고 각국 정상 등 주요국 외빈들을 맞이했다. 최저 12도의 쌀쌀한 가을날씨 속에 일반 시민들이 길게는 14시간 줄을 서서 조문 순서를 기다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부인 브리지트 여사와 함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이 안치된 런던 웨스트민스터 홀로 걸어가고 있다. 여왕의 장례식은 하루 뒤인 19일 국장으로 치러진다. /AP=연합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부인 브리지트 여사와 함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이 안치된 런던 웨스트민스터 홀로 걸어가고 있다. 여왕의 장례식은 하루 뒤인 19일 국장으로 치러진다.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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