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황당하고 엉뚱한 연구를 선정해 시상하는 괴짜 과학자들의 노벨상 ‘이그노벨상’의 올해 수상자가 결정됐다. 올해 역시 아이스크림을 활용한 암치료 부작용 예방법, 새끼오리들이 일렬로 헤엄치는 이유, 변비가 전갈의 짝짓기에 미치는 영향 등 웃음과 함께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연구성과들이 명단에 올랐다.

세계 과학기술계의 최고 괴짜를 가리는 올해의 ‘이그노벨상’ 수상자가 최근 가려졌다. 1990년 한 과학유머잡지의 편집자였던 마크 에이브러햄스가 창시한 이그노벨상은 ‘실재할 것 같지 않은 진짜(improbable genuine)’라는 ‘이그(ig)’의 의미에서 연상되듯 기발하면서도 엉뚱해 실소를 유발하는 연구들을 찾아 매년 시상한다. 그래서 괴짜들의 노벨상이라 불린다.

물론 이는 누군가의 연구를 조롱하기 위함이 아니다. 언뜻 쓸모 없어 보이는 연구의 이면에 감춰진 과학적 호기심과 창의성에 대한 해학적 경의가 담겨 있다.

◇암환자를 위한 달콤한 테라피=폴란드 바르샤바대학 연구팀은 아이스크림이 항암 화학요법의 대표적 부작용인 구강점막염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로 의학상을 수상했다. 구강점막염에 걸리면 음식 섭취에 큰 어려움을 겪는데 가장 쉬운 예방법은 환자에게 얼음을 물려 구강 점막을 냉각하는 것이다. 그러면 혈액순환을 늦춰 항암제의 점막세포 공격을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얼음 대신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먹이면 어떨지 궁금했다. 그래서 암환자 74명에게 임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 아이스크림을 천천히 녹여 먹은 실험군의 28.85%만이 구강점막염에 걸렸다. 대조군의 감염률은 59%였다. 얼음과의 효능 비교는 없었지만 이 연구는 암환자, 특히 어린이 암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운빨의 성공학=성공은 재능·지능·노력과 같은 개인의 자질에서 비롯된다는 게 보편적 믿음이다. 하지만 이탈리아 카타니아대학팀은 이런 통념을 깨부수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연구팀은 사람의 재능·지능·노력이 평균값을 중심으로 좌우대칭의 종 모양 분포를 이루며 개인차도 수십 배 이내지만 빈부격차는 수백억 배 이상 차이가 나는 데는 행운이 작용한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그리고 이를 행위자 기반 모델(ABM)로 검증했다.

결과는 명확했다. 일반적 수준을 넘어선 큰 성공은 높은 지능, 많은 재능,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아닌 남보다 현격히 운이 좋은 사람이 차지할 확률이 높았다. 이에 연구팀은 경제적 성공만을 기준으로 개인 역량을 평가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운이 성공에 미치는 영향을 수학적으로 설명한 공을 인정받아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법률문서가 난해한 이유=각종 계약서부터 보험 이용약관에 이르기까지 법률문서들은 하나 같이 이해하기 힘든 단어와 표현들로 가득 차 있다. 미국 MIT와 영국 에든버러대학 공동연구팀이 그 이유를 규명한 연구로 이그노벨상 문학상의 주인공이 됐다.

연구팀은 2018~2020년의 법정 계약서 및 법원 문서 데이터베이스를 표준 영어문서와 비교해 법률문서가 가진 불가해성의 원인 5개를 찾아냈다. 법조계만 이해하는 약자(略字), 현재는 쓰지 않는 고어(古語), 쉬운 말로 대체 가능한 전문용어, 행동의 주체가 헷갈리는 수동적 표현, 여러 조건을 나열한 장문(長文)의 사용이 그것이다.

특히 108명의 일반인에게 법률문서의 이해도를 평가한 결과, 과도한 장문이 최대 원흉으로 꼽혔다. 앞으로 법률문서를 어떻게 개선해 나가야 할지 알려주는 연구성과라는 평가다.

◇새끼오리의 힘 절약법=오리나 거위 새끼들은 어미의 뒤를 따라 일렬종대로 헤엄을 친다. 올해 이그노벨상 물리학상은 그 이유와 효과를 분석한 미국 웨스트체스터대학 프랭크 피시 박사팀과 ·영국·중국·튀르키에 공동연구팀에게 돌아갔다.

연구팀은 7마리로 구성된 12개팀의 오리 새끼들을 원형 수조에서 하루 20~30분간 헤엄치도록 하고 그 모습을 정밀 관찰했다. 그리고 최종 분석된 유체역학적 영향은 생각보다 드라마틱했다. 새끼들이 어미 뒤의 특정 지점에서 일렬종대를 유지하면 어미의 물질로 발생한 다수의 물결이 서로 파동을 상쇄해 새끼가 받는 유체항력이 대폭 감소한 것이다. 1·2번 새끼의 물질로 인해 3번째 새끼부터는 유체항력이 아예 제로가 됐다. 그동안 동물학자들은 새끼오리의 물질 대형이 사이클선수들의 트래프팅, 즉 앞선수의 뒤에 일렬로 붙어 달리며 공기저항을 줄여 힘을 비축하는 것과 동일한 이치라고 설명해왔는데 이것이 과학적 데이터로 처음 입증된 것이다.

이외에 변비가 전갈의 짝짓기에 미치는 영향(생물학상), 문고리를 돌리는 가장 효율적 방법(엔지니어링상), 언제 진실 또는 거짓을 말할지 알려주는 알고리즘(평화상), 고대 마야 도자기에 그려진 관장 행위에 대한 고찰(미술사상) 등이 이그노벨상 명단에 올랐다.

가장 황당하고 엉뚱한 연구를 선정해 시상하는 괴짜 과학자들의 노벨상 ‘이그노벨상’의 올해 수상자가 결정됐다. 올해 역시 아이스크림을 활용한 암치료 부작용 예방법, 새끼오리들이 일렬로 헤엄치는 이유, 변비가 전갈의 짝짓기에 미치는 영향 등 웃음과 함께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연구성과들이 명단에 올랐다.
가장 황당하고 엉뚱한 연구를 선정해 시상하는 괴짜 과학자들의 노벨상 ‘이그노벨상’의 올해 수상자가 결정됐다. 올해 역시 아이스크림을 활용한 암치료 부작용 예방법, 새끼오리들이 일렬로 헤엄치는 이유, 변비가 전갈의 짝짓기에 미치는 영향 등 웃음과 함께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연구성과들이 명단에 올랐다.
가장 황당하고 엉뚱한 연구를 선정해 시상하는 괴짜 과학자들의 노벨상 ‘이그노벨상’의 올해 수상자가 결정됐다. 올해 역시 아이스크림을 활용한 암치료 부작용 예방법, 새끼오리들이 일렬로 헤엄치는 이유, 변비가 전갈의 짝짓기에 미치는 영향 등 웃음과 함께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연구성과들이 명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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