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법기관에 여러번 망명 거부당한 뒤 태국으로 가기로 결정
“제주 사는 동안, 한국교회·사역단체들로부터 많은 도움 받았다”
“하나님이 어디로 보내시든지, 성도들이 신실한 증인 될 수 있길” 

올해 초, 메이플라워 교회 성도들의 단체 사진(뒷줄 맨 왼쪽은 순교자의 소리 팀 딜무스 목사). /VOMK
올해 초, 메이플라워 교회 성도들의 단체 사진(뒷줄 맨 왼쪽은 순교자의 소리 팀 딜무스 목사). /VOMK

전 세계 종교의 자유 지지자들에게 ‘메이플라워 교회’로 불리는 중국 선전 개혁성결교회(Shenzen Holy Reformed Church) 성도들은 지난 2019년 본토를 떠나 한국의 제주도에 왔다. 이들은 한국 정부에 망명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막노동을 하며 자력으로 생계를 유지해 왔으나, 한국 사법기관에 여러번 망명을 거부당해 왔다. 결국 이들은 최근 다른나라인 태국으로 다시 도피하기로 결정했다.

21일 한국순교자의소리(Voice of the Martyrs Korea, VOMK)에 따르면 메이플라워 교회 61명의 성도 가운데 대다수가 지난달 28일 전에 제주를 떠나 태국으로 향했고, 제주에 남아 있던 나머지 성도들도 ‘기독교 핍박 훈련’을 받은 후 제주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들은 방콕에 있는 유엔UN 난민 사무소에 난민 지위를 신청한 후, 몇 개의 호텔에 나뉘어 조용히 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VOMK 측은 “메이플라워 교회 성도들이 지난달 28일 VOMK가 제주도의 한 비밀 장소에서 개최한 ‘기독교 핍박 훈련’ 마지막 시간에 참석했다”며 “그러나 이전의 훈련과 달리 직접 참석한 성도는 소수였고, 61명 가운데 대다수는 온라인으로 훈련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현숙 폴리 VOMK 대표는 “이 성도들은 중국에 남아 있는 가족들을 중국 당국이 점점 더 괴롭히는 것을 보고 걱정했다. 또한 자신들이 한국에서 망명자로서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제주에서 자신들을 납치하거나 협박하려 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이 교회의 목표는 공식적인 난민 지위를 얻는 것이다. 그래야만 단기적으로 중국이 이들을 강제 송환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장기적으로 미국 같은 나라에 영구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에 사는 동안, 한국교회와 사역단체들로부터 많은 도움 받았다”

3년 전 제주공항에 도착한 메이플라워 교회 성도 중 한 가족의 모습. 맨 오른쪽이 판용광 목사. /VOMK
3년 전 제주공항에 도착한 메이플라워 교회 성도 중 한 가족의 모습. 맨 오른쪽이 판용광 목사. /VOMK

메이플라워 교회의 판용광 목사는 VOMK와의 통화에서 “나와 우리 교회 성도들은 관광객으로 거의 아무것도 없이 제주도에 도착했었다”며 “중국을 떠나는 과정에서 억류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우리는 그 누구에게도 사전에 계획을 알려주지 않았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VOMK에 따르면 판용광 목사는 지난 2012년 미국 필라델피아 성서개혁교회의 감독 아래 중국에서 선전 개혁성결교회 세웠다. 판 목사는 외국 종교 단체와의 이러한 관계로 인해 2014년부터 주 2회 이상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판 목사가 중국 공산당이 승인한 ‘삼자애국운동’에 가입하기를 거부하자, 당국은 이 교회가 운영하는 초등학교가 있는 건물주를 압박해 이들을 퇴거시켰다. 무신론과 공산주의를 세뇌시키는 중국 국립학교에 자녀들을 보내고 싶지 않았던 이 교회 결국 지난 2019년 투표를 통해 교인 전체가 중국을 떠나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현숙 폴리 대표는 “다행히 판 목사님과 메이플라워 교회는 망명 신청 결과를 기다리며 제주에 사는 동안, 한국 교회와 난민 사역 단체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이 성도들의 요청이 한국의 사법기관에 의해 몇 차례 거부당했기 때문에 기독교 변호사들이 성도들과 협력해 다수의 신청서와 호소문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하나님께서 어디로 보내시든지, 성도들이 신실한 증인 될 수 있기를..” 

메이플라워 성도들에게 핍박의 결과로 갖게 된 트라우마를 성경적으로 극복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는 VOMK 현숙 폴리 대표. /VOMK 
메이플라워 성도들에게 핍박의 결과로 갖게 된 트라우마를 성경적으로 극복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는 VOMK 현숙 폴리 대표. /VOMK 

메이플라워 교회 성도들이 제주도에 머물렀던 지난 3년 동안 VOMK는 여러차례 방문해 기독교인이 삶에서 겪는 핍박에 관한 성경의 가르침에 대한 훈련을 진행해 왔다. 현숙 폴리 대표는 “지난 달 그 성도들을 다시 방문할 준비를 하고 있었을 때 그들이 3년 전 제주도에 도착했던 것처럼 소그룹으로 나뉘어 이미 제주를 떠나 태국으로 향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 성도들이 한국에 영구적으로 망명하도록 하나님께서 그들을 한국에 보내신 것 같지는 않다”며 “하나님께서 그 교회를 여기에 보내신 이유는 그들이 우리와 함께 핍박과 신실한 증인에 대하여 성경이 어떻게 가르치는지를 배우기 위함 같다. 하나님께서 어디로 보내시든지, 그 성도들이 하나님의 신실한 증인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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