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2집 타이틀곡 '셧다운', 파가니니 '라 캄파넬라' 샘플링
레드벨벳 'G선상의 아리아'로 댄스곡 '필 마이 리듬' 이미 발매

블랙핑크 ‘셧다운’. /YG엔터테인먼트
 

‘옛것 속에 새로움을 발견하는 것’ ‘옛것을 새롭게 보아내는 것’은 동서고금의 지혜다. 최근 클래식 명곡을 재해석해 ‘친숙하고 우아하게’ 멋을 낸 K팝 히트곡들이 눈길을 끈다. 걸그룹 블랙핑크의 정규 2집 타이틀곡 ‘셧 다운’(Shut Down)은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 불린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 ‘라 캄파넬라’를 샘플링했다.

바이얼린의 화려한 기교를 요하는 ‘라 캄파넬라’ 선율에 세련된 힙합 비트를 얹은 것이다. 여기에 멤버 네 명 저마다의 개성적인 목소리가 쌓여 느낌이 새롭다. ‘셧 다운’은 발매 첫날 세계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660만회(미국 103만7386회) 이상 스트리밍됐다. ‘데일리 톱 송 글로벌’ 차트 정상이다. 해당 곡을 수록한 음반 ‘본 핑크’(BORN PINK)는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최상위권 진입이 확실시되고 있다.

걸그룹 레드벨벳의 경우, 3월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샘플링한 팝 댄스곡 ‘필 마이 리듬’(Feel My Rhythm)을 발매했다. 우아한 현악기 선율에 강렬한 트랩 비트가 섞인 노래다. 당시 봄을 앞두고 팀의 매력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해당 곡은 음원차트 최상위권에 오르며 인기를 끌었다.

레드벨벳이 속한 SM엔터테인먼트는 이미 1990년대부터 H.O.T.의 ‘빛’(베토벤 교향곡 제9번 ‘환희의 송가’), 신화의 ‘T.O.P.’(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 등 다양한 클래식 명곡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바 있다. 이밖에 엠넷 힙합 경연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8’ 출신 소년 래퍼에서 어엿한 뮤지션으로 성장한 빅나티가 주목된다. 6월 두 번째 미니음반 타이틀곡 ‘낭만교향곡’에서, 특정 멜로디 샘플링은 아니지만 노래 전반에 클래식한 분위기를 줬다. 가사에 바흐·쇼팽·브람스·베토벤·슈베르트·멘델스존 등 클래식 거장의 이름들이 등장한다.

한편 전문가들은 클래식 명곡 선율의 K팝 샘플링에 대해 ‘양날의 칼’과 같다고 말한다. "수백년간 사랑받아 온 클래식 음악을 가져다 쓰면 익숙한 선율이기에 당연히 (일반) 신곡에 비해 빠르게 대중과 접속할 수 있다", 그러나 "재해석의 독창성과 매력이 부족하면 오히려 클래식 선율에 잡아먹히기 쉽다"고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가 지적했다. 

레드벨벳(웬디·아이린·슬기·조이·예리). /레드벨벳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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