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부분적 동원령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이와 관련해 러시아 내 예비군 30만 명이 징집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대통령 공보실 제공. /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부분적 동원령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이와 관련해 러시아 내 예비군 30만 명이 징집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대통령 공보실 제공. /연합

러시아의 전격적인 군 동원령 발표 소식에 러시아 증시와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고 유로화 가치도 흔들리는 등 유럽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대표 주가지수인 MOEX 지수는 이날 모스크바 증시 개장 직후 한때 9.6% 급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지난 2월 24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러시아 루블화 환율도 장중 한때 달러당 63.1029루블로 전날보다 4.91% 치솟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군 동원령을 전격적으로 발표하고 "러시아 보호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군 동원령을 발동한 것은 소련 시절인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 정부는 그간 국내 여론 영향 등을 고려해 군 동원령을 피해 왔으나, 전황이 꼬이면서 예비군 동원 등 군 동원령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푸틴의 TV 연설을 지켜본 투자자들이 전황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달아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금융정보회사 ‘인터치 캐피털 마켓’의 표트르 마티스 외환 선임 애널리스트는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자국 영토를 지킬 용의가 있다고 명확히 경고한 이후 시장이 전쟁이 격화될 것이라고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로화도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앞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의 기습적인 발표의 충격까지 겹치면서 흔들렸다.

유로화 가치는 이날 장중 한때 0.9% 떨어져 2주 만의 최저치인 유로당 0.9885달러를 기록했다.

네덜란드 라보방크의 제인 폴리 전략가는 군 동원령 발표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일련의 불확실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는 유로화와 동유럽 각국 통화 가치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한 에너지 위기 악화 관측이 제기되면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장중 한때 전날보다 3.2% 상승, 배럴당 87달러에 육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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