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특파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특파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

날로 첨예해지는 미중갈등으로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반도체와 과학법을 전면 시행하면서 국내 산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감돌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1일(현지시간) "어떤 시나리오가 일어나도 최소한 생존하는 방향을 찾는 것이 현재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말했다.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최 회장은 이같이 말하면서 "기업 활동이 과거처럼 이익 극대화 형태로 가는 것이 아닌 안전을 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시나리오에 대비해 여러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그중에는 미국과 중국이 대만을 두고 군사적으로 충돌하는 최악의 상황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방침이 SK하이닉스의 중국 사업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에 대해서는 "솔직히 중국에 들어가지 못하면 공장이 계속 노후화되고 업그레이드가 어려워진다"면서 "문제가 생긴다면 다른 곳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최 회장은 "수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을 포기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최근 SK그룹이 막대한 해외 투자로 인해 국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는 소홀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 최 회장은 "전체 투자계획이 2030년까지 250조원 되는데 이 중 해외 투자는 70조원 정도고 나머지는 전부 국내 투자"라고 일축했다.

대규모 대미 투자를 발표한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해 뒤통수를 맞았다는 여론에 대해서는 "도움 안 되는 감정적인 대응"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게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면서 "현대차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보조금 한 푼 받지 않고도 이 문제를 충분히 뚫고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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