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상대 사기 혐의로 기소된 비영리단체 ‘피딩 아워 퓨처’ 설립자 겸 사무총장 에이미 보크. / AP 연합

미국의 비영리단체 ‘피딩 아워 퓨처’(Feeding Our Future·FOF)가 기소돼 충격을 주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저소득층 아동 급식’ 명목의 정부 지원금을 2억5000만 달러(약 3500억 원) 이상 빼돌린 혐의다. "팬데믹을 악용한 최대 규모 사기 사건"이라 할 수 있다. 21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은 미네소타 연방 검찰이 전날 세인트 앤서니에 기반한 FOF 설립자 겸 사무총장 에이미 보크와 직원 47명을 음모·전신사기·돈세탁·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 및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FOF는 팬데믹 여파로 끼니를 거르게 된 저소득층 어린이 수만 명에게 음식을 제공한다며 200여 급식소 개설을 돕고 후원을 자처해 왔다. 그런 FOF가 연방 농무부(USDA) 영양보충지원 프로그램(SNAP)을 통해 정부에 식비 상환을 청구했는데, 허위 청구서였다. ‘새발의 피’ 수준의 음식이 제공됐을 뿐이며, FOF 관계자들은 정부 기금으로 고급 자동차·부동산·보석 등을 구매했다고 한다. "시작에 불과하다. 팬데믹 사기 사례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가 진행 중이며, 앞으로 더 많은 기소가 이뤄질 것"이라고 앤디 루거 미네소타 연방 검사장이 예고했다.

루거 검사장에 따르면, "정부가 지금까지 5000만 달러(약 700억 원)를 회수했으며 회수금은 더 불어날 것이다." 임의로 이름을 생성하는 온라인 툴을 이용해 FOF가 급식 대상자 명단을 만든 후, 정부에 1억2500만여 끼니에 대한 허위 식비를 청구했다. 팬데믹 기간 SNAP 참여 조건이 대폭 완화됐고, 영리 목적의 식당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되자 이를 악용한 것이다.

이번 사건의 보크 일당 중 2명은 미네소타 중부 윌마의 소규모 식당을 월 4만 달러(약 5600만 원)에 임대해 11개월간 급식소로 운영했다. 그러나 급식 대상자 명단에 오른 어린이 2000여 명 가운데 단 33명만 실존 인물로 확인됐다. FOF가 정부로부터 상환받은 식비는 팬데믹 이전인 2018년 30만7000달러(약 4억3000만 원)에서 2019년 345만 달러(약 48억 원), 2020년 4270만 달러(약 600억 원), 2021년 1억9790만 달러(약 2800억 원)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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