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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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나라 영국과 달리 유럽대륙의 정치는 인접국들이 가해오는 외부적 위협에 대한 대응이 핵심사안이었다. 당연히 정치사상도 국가 존폐를 담보로 하는 외교와 전쟁을 최우선시 했다. 당장 죽고 사는 실존 앞에 도덕관념·법적 이치·개인과 시장의 지혜는 설 자리가 없었다.

나치 전체주의 사상의 기반을 제공한 헌법학자 칼 슈미트 (C. Schmitt)의 정치이론은 대륙의 역사와 실존적 현실을 기반으로 한다. 그는 정치영역에서 개인은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집단과 집단끼리의 대결만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또 집단의 핵심적 정치기능은, 어떤 집단이 친구이며 어떤 집단이 적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봤다. 따라서 정치적 행위에서 도덕적 선악개념과 합법·불법은 의미가 없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집단이 구가하는 독점적 권력을 확대해 나가면 된다고 했다. 특히 적으로 규정되는 집단이 섬멸될 때까지 적성(敵性· Foe-ness)을 유지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슈미트는 또 정치적 집단의 중심이 분산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단의 우적(友敵)을 분별하는 핵심적 결정은 오직 한 사람이 할 수 있어야, 결정과정에서의 불확실성을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슈미트의 집단주의와 우적 개념은 히틀러뿐 아니라 스탈린·모택동·김일성의 전체주의 사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파시스트와 공산주의적 전체주의가 샴쌍둥이이듯, 이들의 근본적인 정치성향과 목적은 개인·가족·사회·국가의 완전한 파괴로 귀착된다.

왜 양식과 상식을 갖춘 사람들이 주사파 문 정권을 내로남불, 아시타비(我是他非)의 영혼부재 집단으로 묘사하는지,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방탄당이 되고 조국수호연대·이재명수호연대가 왜 등장하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전체주의자들이 갖는 우적 개념에 기인한다. 이들은 노동자·농민·민중만이 자신들의 집단이라고 여긴다. 대한민국의 위대한 시민과 국민은 이유를 막론하고 무조건 섬멸되어야 하는 적인 것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을 장악하고 있는 핵심세력들은 이런 집단적 우적 개념으로 윤 정권과 대한민국을 파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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