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회
김성회

24일 동아일보 김순덕 대기자가 ‘"우리 남편은 바보"…녹취록은 ‘윤석열 리스크’였나‘라는 칼럼을 실었다. MBC가 자막을 조작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동영상을 거론하며 ‘김건희 리스크’를 단호하게 끊어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의아하다. MBC가 자막을 조작한 윤석열 대통령 동영상 사건을 거론하며, 뜬금없는 김건희 리스크를 거론하는 것인가? 민주당에서 입만 열면 김건희 여사를 공격한다고 해서 ‘기승전 건희’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김순덕 대기자도 민주당과 함께 김건희 여사 스토커 대열에 동참하기라도 한 것인가?

김순덕은 윤석열 대통령 동영상을 가지고 대통령실의 해명을 비판하더니, 지난 대선에서 논란이 되었던 김건희 여사 녹취록을 거명한다. 지금까지 김순덕 대기자는 분명한 생각에 논리가 정연하기로 유명했다. 이번 칼럼은 김순덕 대기자의 체면을 손상시키기에 충분한 것 같다. 일단 논리 구성부터 엉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MBC의 비속어 자막 조작 방송을 보면서 갑자기 김건희 여사 녹취록을 떠올린다. 김 여사 목걸이 등 장식품 이야길 하더니, 김 여사 논문 검증 이야기를 한다.

그리곤 지난 5개월간 윤석열 정부 한 일이 "이XX, 저XX 하던 ‘이준석 쳐내기’와 대통령실을 검찰 측근으로 채운 것밖에 더 있냐"고 비난한다. 결론에 가서는 대한민국의 불행한 대통령의 운명을 거론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끊어내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 이야기 붙이고 저 이야기 붙여도 결국엔 ‘김건희 리스크를 제거하라’는 주문이다. ‘기승전 건희’이고, 윤석열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는 ‘필요 충분 조건’인 셈이다. 김건희 여사 주변에서 엄청난 부정이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며, 특별감찰관을 임명해서라도 ‘김건희 리스크를 제거하라’고 한다. 이 정도 되면 김건희 스토커다.

일찌감치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도 조·중·동 칼럼리스트들이 ‘테블릿 PC’를 거론하며 추측성 기사들을 남발했다. 그 선봉에 섰던 이가 김순덕 대기자였다. 김 대기자는 최순실의 국정농단이 태블릿 PC에 모두 담겨있는 것처럼 말했다. 그런데 정작 최순실은 태블릿 PC를 조작할 줄도 몰랐고, 태블릿 PC의 주인은 김한수 행정관이었다. 그럼에도 김 대기자는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한 적이 없다. 김 대기자는 자신이 앞장섰던 박근혜 탄핵이 문재인 정권이라는 최악의 전체주의 정권을 불렀는데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또 문재인 정권을 공격했다. 책임은 지지 않고 비판만 하면 되는 전매특허를 받았으니까.

김 대기자를 포함한 조·중·동은 또 2021년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정치 혁신을 주문하며 이준석을 젊은 영웅으로 받들었다. 그런데 그런 이준석은 당의 징계에도 불구하고 당 대표라는 ‘최애 장난감’을 뺏기기 싫어 온갖 떼를 쓰고 있다.

김순덕 대기자의 칼럼을 보면서, ‘깡통 태블릿 PC’를 흔들며 "국정농단의 모든 증거가 여기에 있는 것"처럼 외치던 손석희 앵커의 모습이 보인다. 그 태블릿 PC가 ‘김건희’로 바뀌었을 뿐이다. 엄청난 증거가 차고 넘친다던 태블릿 PC가 ‘텅빈 깡통’이었다. 김건희 여사도 언론과 야당이 엄청난 비리가 있는 것처럼 부풀리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단호히 정리할 것은 팩트에 둔감하고 소문에 민감한 언론의 ‘지라시 맹신’이고 김순덕 대기자의 ‘뇌피셜’이다. 최순실 태블릿 PC ‘지라시 뇌피셜’, 정치 혁신 영웅 이준석 ‘지라시 뇌피셜’, 온갖 일을 꾸미고 조작한다는 김건희 ‘지라시 뇌피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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