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기다리라"는 동안 탈북민 14명, 베트남서 중국으로 추방... 북송위기
"조용히 기다리라"는 동안 탈북민 14명, 베트남서 중국으로 추방... 북송위기
  • 김한솔 기자
  • 승인 2019.12.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차례 체포 후 석방됐다가 재진입 시도하다 다시 체포
"언론에 알리지 말라"던 외교부, 탈북민 추방되자 발뺌
"한-아세안정상회의 기간이라 김정은 눈치보느라 소극적" 비판
한국으로 오려던 탈북민 14명이 29일 베트남 공안에 체포돼 중국으로 송환될 위기에 처하자 이에 놀란 탈북민 여성이 쓰러져 있다. /북한인권단체 관계자 제공
한국으로 오려던 탈북민 14명이 29일 베트남 공안에 체포돼 중국으로 송환될 위기에 처하자 이에 놀란 탈북민 여성이 쓰러져 있다. /북한인권단체 관계자 제공

한국으로 오려던 탈북민 14명이 지난 23일 베트남을 거쳐 라오스로 향하던 중 베트남 하띤 지역에서 검문으로 두차례나 체포되어 29일(현지시간) 중국 공안으로 넘겨질 위기에 처해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 NEWS는 30일 북한정의연대 정베드로 대표의 말을 인용해 정 대표가 이들과 29일 오전까지 연락하다 끊겼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탈북자 구출을 돕고 있는 갈렙선교회 대표 김성은 목사도 일행 중 한 명과 29일까지 연락을 해왔지만, '베트남 경찰이 와서 중국으로 넘기겠다는 말을 한 뒤 연락이 끊겼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을 돕던 가족과 탈북민 인권단체들은 23일 체포 직후 우리 정부에 구조 요청을 했지만 현지 대사관과 우리 외교부는 "조용히 기다리라"는 대답만 되풀이하다 추방을 막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 (CG)[연합뉴스TV 제공]
탈북 (CG)[연합뉴스TV 제공]

체포된 14명의 탈북민은 지난 21일 중국 국경을 넘어 베트남에 들어갔다. 이후 한국행을 위해 라오스로 이동하다 베트남-라오스 국경 지역인 하띤에서 체포됐다. 이들 가운데 10대 어린이도 1명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최근 북한을 탈출하거나 이미 중국에 숨어 살다가 한국 인권단체의 도움으로 한국행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탈북에 관여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이들은 현재 베트남-중국 국경에서 중국으로 송환될지도 모르는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우리 정부가 계속 '걱정하지 마라' '믿고 기다리라'고 해서 기다렸는데 결국 추방됐다. 28일 추방 직후 외교부에 다시 전화하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외면했다"고 분노했다.

탈북민의 한국행을 돕던 인권 단체 관계자는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후문 앞에서 "차라리 정부를 믿고 기다리라는 말이나 하지 말았으면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서 구조했을 것"이라며 "이들은 중국으로 가면 무조건 북송되어 죽는다. 이들을 살려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는 "한·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는 시점에 발생한 사건이어서 베트남 정부의 충분한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음에도 결국 탈북민들이 추방되는 사태를 맞았다"며 "정부가 김정은 정권의 눈치를 보느라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 아니냐"며 분노했다. 

앞서 한국 정부가 지난달 7일 탈북한 어부 두명(22·23살)을 판문점을 통해 강제북송시킨 후 탈북민들에 대한 정부의 인권 외면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과거 중국을 통해 베트남 국경을 넘다가 체포된 탈북민들이 한국으로 안전하게 왔던 경우가 상당했기 때문에 이번 '베트남 탈북민 사건'은 한국 외교부가 탈북민들의 생사에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들이 중국 공안에 넘겨질 경우 강제 북송(北送)되어 처형될 위기에 놓일 수 있으므로 국제사회가 한국 정부의 탈북민 인권인식에 대해 상당한 지적을 할것으로 예상된다.    

 

khs911@jayoo.co.kr

더 자유일보 일시 후원

“이 기사가 마음에 들면 후원해주세요”

  • ※ 자유결제는 최대 49만원까지 가능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