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박성중 간사와 위원들이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발언을 최초 보도한 MBC에게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박성중 간사와 위원들이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발언을 최초 보도한 MBC에게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주 해외 순방 당시 왜곡 보도를 통해 ‘비속어 논란’을 촉발시킨 MBC에서는 해당 보도 담당자들에 대해 어떤 조치를 준비하고 있을까. MBC의 과거 사례를 돌이켜보면 이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조가 장악한 MBC의 처참한 현실이다.

26일 본지 취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조작·왜곡 보도를 통해 ‘광우병 선동’을 했던 ‘PD수첩’ 담당자들은 솜방망이 징계만을 받은 뒤 여전히 핵심 요직을 차지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8년 4월 29일 MBC는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제목으로 PD수첩 방송을 내보냈다. 이 프로그램의 제작 책임자는 조능희PD였고, 미국 현지 취재는 김보슬PD가 맡았다. 이들은 이 프로그램에서 의도적인 오역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과장했으며, 실제로는 발병 사례가 없는 인간광우병 환자가 있었던 것처럼 조작해 보도했다.

조작방송을 자행한 이들은 현재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제작 책임자였던 조능희PD는 인사위원회에 회부돼 정직4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그 징계를 소화한 뒤 아무 문제없이 업무에 복귀, 현재는 MBC의 자회사인 MBC플러스의 사장으로 영전했다. 징계해고 처분을 받았어야 할 인물이 오히려 승승장구하며 경영진으로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조능희 사장의 경영능력 역시 회사에 손해만 끼치는 ‘골칫거리’ 수준이다.

MBC플러스는 대규모 실내형 스포츠 체험 테마파크 사업인 ‘스매시파크’를 추진했다. 올해 초 인천에 청라스매시파크를 개장했으며 내년에는 전남 여수에 추가 개장 예정이었다. 그러나 여수 사업은 시행사의 파산으로 인해 MBC플러스에 100억원에 달하는 손실만 입히며 중단됐다. 시행사인 클라우드게이트의 재정 상황이 파산 직전이라는 것도 파악하지 못한 채 사업을 무리하게 강행했다는 것이 MBC 본사의 감사 결과 드러났다. 이에 대해 조능희 사장은 방송문화진흥회 보고에서 "나도 직원들이 속여서 몰랐던 일"이라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회사의 경영책임자 치고는 너무나 무책임한 태도다. 그러나 조 사장에 대해서 MBC 본사 차원의 조치가 논의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국 현지 취재를 담당했던 김보슬PD도 여전히 MBC에서 근무하고 있다. 교양제작국이 해체되면서 예능국으로 소속이 바뀌었을 뿐 그는 여전히 ‘잘 나가는’ PD다. 심지어 사내의 수많은 PD들을 대표해 신입사원 연수에서 강의를 진행하기도 하는 ‘스타PD’다.

MBC노동조합(제3노조)에 따르면 MBC는 이달 27일부터 나흘간 2020~2021년 입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양주문화동산에서 신입사원 연수를 진행한다. 이 연수에서 김보슬PD는 연사로 등장해 ‘콘텐츠 기획서 작성법’을 주제로 강연한다. MBC를 대표하는 PD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한 그는 앞으로도 계속 PD로서의 경력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언론의 기본 윤리를 저버리고 조작과 왜곡 보도를 일삼은 이들이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MBC가 공영방송도, 민영방송도 아닌 노조에 장악된 ‘노영방송’이기 때문이다. 박성제 MBC 현 사장도 민노총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노조위원장 출신이다. 언론노조 소속이기만 하면 철저히 보호해준다는 암묵적인 규칙에 의해 그때나 지금이나 MBC는 언론의 기본적 역할과 윤리는 망각한 채 조작방송과 왜곡보도를 일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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