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애란
이애란

25일 북한이 지하핵시설장소로 알려진 평안북도 태천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이 첫 핵실험을 감행했던 2006년 10월 9일부터 약 16년이 흘렀다. 그동안 북한은 김정일 체제에서 김정은 체제로 세대 교체와 함께 3대 세습에 성공했다.

지난 16년간 대한민국에서는 대통령이 5번 바뀌었고 미국에서는 4명의 대통령이 선출됐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2003년 8월부터 6자회담이 시작됐다. 회담은 2007년까지는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듯했다. 하지만 2008년 12월 수석대표회담에서 북핵 신고내용 검증에 대한 합의 도출 실패 후 중단됐다. 2012년 9월 한국과 미국, 일본 6자회담 3국 대표들이 만나 북핵문제를 논의했으나 실패한 회담으로 끝났다.

2016년 당선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폐기를 위해 싱가폴과 하노이 미북회담을 성사시켰다. 김정은과 27번의 ‘사랑스러운 편지’도 주고받았다. 하지만 결국 북핵 폐기는 빈 말이 됐다.

김정은은 지난 9월 8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7차회의를 열고 " 절대로 먼저 핵포기란, 비핵화란 없으며 그를 위한 어떤 협상도, 그 공정에서 맞바꿀 흥정물도 없다"며 핵무력 정책을 법령으로 채택했다. 김정은에게 있어 핵은 운명이고 생명줄이다. 그렇기 때문에 협상으로 대화와 협력, 경제적 유인책으로 김정은의 핵을 폐기한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김정은은 3대 세습으로 왕의 자리에 올랐고 앞으로도 이변이 없는 한 몇 대를 세습할지 기약이 없는 ‘종신직 왕’이다. 그런데 미국의 대통령들과 한국의 대통령들은 모두 임기가 정해진 계약직들이다. 계약직을 유지하기 위해 성과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니 무리한 정치적 쇼에 집착을 하면서 김정은에게 정치적 약점을 보여왔다.

김정은에게 필요한 것은 권력을 유지하고 자신의 호화 사치를 위한 돈뿐이다. 북한 인민이 굶어죽든 말든 김정은의 종신직을 유지하는 데는 전혀 상관이 없다. 그리고 지난 시기 6자회담과 미·북회담 과정들은 김정은에게 핵이 얼마나 가치있고 중요한 보물인지를 확인시켜 줬다.

종신직 왕 김정은은 알게 됐다. 시간이 지나면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은 바뀌고 정책도 바뀐다. 대한민국에 미리 심어놓은 종북인사가 대통령이 되면 다시 태평성대가 온다. 김정은은 그저 핵단추를 만지며 기다리면 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