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된 26일 오후 올림픽 축구 대표팀 평가전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가 열리는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주 경기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마스크를 벗고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연합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된 26일 오후 올림픽 축구 대표팀 평가전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가 열리는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주 경기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마스크를 벗고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연합

실외마스크 착용이 전면 해제된 첫날 축구 팬들은 모처럼 ‘해방감’을 느끼며 큰소리로 ‘대한민국!’을 외쳤다.

26일 오후 8시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는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올림픽 남자축구 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을 치렀다.

이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3년 가까이 끼고 있었던 마스크를 실외에서 시원하게 벗는 날이기도 했다.

‘50인 이상이 참석하는 야외 집회, 공연, 경기 등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지침이 드디어 해제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선언된 날부터 따지면 2년 6개월 만이다.

축구장과 야구장 ‘직관’의 매력은 좋아하는 선수의 경기력을 두 눈으로 직접 보는 데만 있지 않다.

응원하는 선수, 사랑하는 팀의 이름을 마음껏 외치며 다른 관중과 동질감을 나누고, 때로는 해방감마저 느끼는 것은, 직관하는 팬들의 ‘특권’이었다.

권리를 되찾은 팬들은 황선홍호와 우즈베크의 경기를 보며 오랜만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대한민국!’을 부르짖었다.

다만, 마스크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팬도 있었다.

킥오프 1시간여 전 본부석 쪽에서 만난 이모(28)씨는 "답답한 마스크 없이 시원한 가을 공기를 마시며 축구 볼 생각에 신난다"고 했다.

그러나 옆에 있는 그의 여자친구는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아이라인을 뚜렷하게 그린 김씨 애인은 "화장 안 해서 마스크 낀 건 아니다"라며 웃었다.

이어 "그냥 마스크를 하고 있는 게 더 자연스러운 것 같아서다. 경기가 시작되면 벗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킥오프 전 경기장 주변을 거니는 팬 중 상당수가 마스크를 낀 채였다.

마스크를 벗어도 되는 줄 몰랐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중 대부분은 김씨의 여자친구처럼 마스크를 하는 게 더 익숙해서 끼고 있다고 했다.

절반 가까운 관중이 경기가 시작된 뒤에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그래도 많은 팬이 마스크를 벗어서인지 응원 소리는 평소보다 더 크게 들렸다.

1997년부터 프로축구 수원 삼성을 응원해왔고, 대표팀 경기도 종종 직관한다는 김세론(29)씨는 "유관중이어도 마스크를 꼭 써야 했고, 음식물도 마음껏 섭취하지 못했던 게 제일 답답했다. 마스크를 조금만 내려도 제재를 받곤 했는데 오늘은 자유롭고 편한 느낌"이라면서 "관중이 많지 않은 만큼, 오늘은 평소보다 더 소리를 내 ‘일당백’으로 응원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선발 출전한 안재준(부천FC)의 사촌 형이라는 김석현(23)씨는 "경기장에 가면 늘 마스크를 쓰라는 공지가 전광판에 나왔고, 마스크 착용을 놓고 보안 직원과 관중이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도 종종 봐 왔다"면서 "답답한 부분이 많았는데 해제되니 좋다. 마음껏 응원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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