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일부가 대만사태 투입돼도 대북억지 몇가지 옵션 있어"
해리스 전 대사 "美, 中 대만 침공 北 도발 상황 동시에 대응 가능"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美육군 전력사령부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美육군 전력사령부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중국의 대만 침공시 주한미군의 투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최근 중국은 대만의 무력 합병 가능성을 공공연하게 언급하는 등 역내 긴장을 높이고 있다. 이에 미국은 대만 보호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어,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의 투입이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주한민군이 투입될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어떤 병력을 활용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미국"이라며 "주한미군 병력 일부가 대만 사태에 투입되더라도 한미동맹은 북한에 대한 억지를 유지할 수 있는 몇 가지 옵션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북 억지 옵션에 대해서는 "자세한 내용을 소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언급을 피했다.

이와 관련,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주한미군 소속 공군의 투입 가능성을 전망했다. 베넷 연구원은 RFA에 "일본 (오키나와)가데나기지, 한국 오산기지에 있는 미 공군 병력이 미 본토에 있는 어떤 공군보다 대만에 가깝다"며 "오산 혹은 군산에 있는 미 공군이 대만으로 보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의 발언과 관련한 질문에 "전역한 민간인 신분이기 때문에 국방부가 공식적으로 입장을 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평가를 아꼈다.

문 부대변인은 "폴 러캐머라 현 주한미군사령관도 말했지만 주한미군은 국군과 함께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이루고 있고, 북한의 침략을 억제·대응하는 임무 수행에 최우선을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주한미군 또한 전력운용 등 부분에 대해서는 한미 간에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 국민들이 우려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미 간에 공고하고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하고 있고, 소통채널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주한미군의 역외 투입 가능성을 열어둔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을 추구해왔으나, 지난 19일 러캐머라 사령관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한반도와 주한미군 임무 등에 미칠 영향에 대비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미 의회와 국민이 미군의 대만 방어와 관련해 한국의 군사적 지원을 기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부인할 수 없다"며 한국군이 베트남과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과 함께 싸운 사실을 예로 들었다.

반면, 미 태평양사령관을 역임한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는 RFA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북한이 이를 이용해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한미 양국군은 어떤 비상사태에도 대비해야 한다"며 "미국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고 북한이 도발하는 두 상황을 동시에 대응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주한미군의 운용에 관해서는 한미가 협의해나가는 메커니즘이 있는 것이고, 그 방향에서 한반도 안보를 저해하는 방향으로는 논의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5일 방송된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한다면 북한 역시 도발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대한민국에서는 강력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북한 도발에 대응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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