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수
전광수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26일 공직 후보자 기초자격평가 적용 대상을 기초·광역의원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후보자 등으로 확대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성범죄·음주운전 등을 ‘파렴치 범죄’로 규정하고, 이들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만 받았어도 공천에서 원천배제한다고 한다. 공천 규정에 있어 합리성, 투명성을 요구하는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준석의 성 상납 의혹이 공소시효가 지나며 불송치 결정이 나자, 이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당원들의 비판이 거세다. 혁신위에는 유력 대권주자로 급부상했다가 ‘이준석계’로 전락한 최재형 의원이 위원장으로 버티고 있다.

최재형 의원 본인부터가 당시 지역구를 관리하던 정문헌 당협위원장(현 용산구청장)을 밀어내고 전략 공천된 주제에 공천혁신을 운운하고 있다는 비난도 있다. 무엇보다도 좌파 진영과 민주당이 해외 순방 중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왜곡하고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이야기를 하며 전쟁을 준비 중인데, 태평한 이야기나 늘어놓고 있다는 지적이 가장 많았다.

많은 사람이 알고 있듯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이준석이 당 대표 시절 출범한 조직이다. 당시 ‘이준석 사조직’ 논란과 함께 당내 반발이 컸다. 이준석계는 이를 두고 공천 장사를 못하게 되어 그렇다며 정치적으로 몰아갔다. 하지만 정당 공천시스템은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닐 뿐 아니라 혁신위가 공천관리위원회도 아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시절 잘못된 정책에 함께 투쟁했던 많은 인사들이 공천에서 무자비하게 밀려났다. 지난 총선 황교안의 대통합으로 바른정당·새로운보수당 계열의 인사가 대거 참여함으로써 일어난 일이다. 그렇게 합류한 기존 지지율 2% 안팎의 정당 인사들이 점령군 행세를 하며 국민의힘 요직을 꿰찼다. 그들에게 최대한 유리한 방향으로 정당을 끌고 가는 것이 혁신위의 본질이다.

국회의원은 다양한 사회적 경험과 직능을 토대로 국민의 뜻을 대표하는 직책이다. 실질적으로 정당 내외의 정치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문턱을 더 낮추고 더 개방적이어야 한다. ‘자격 기준’을 갖추겠다며 소수 출제자의 의도에 맞는 답안이 정해진 시험을 보겠다는데, 누가 문제를 내며 누가 정답을 제시할 것인가? 특정 세력의 입맛에 맞는 자격시험을 통한 공천은,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정당의 형태를 편협하게 만들고 ‘특정 계파의 소수 엘리트주의’로 귀결될 것이다.

이 와중에 혁신위원 천하람과 여전히 현직 최고위원이라 우기는 김용태는 민주당·정의당 정치인들과 ‘정치개혁 2050’이라는 이름의 연대체를 꾸렸다. 매월 정기적으로 연속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27일 개최된 첫 토론회는 노란 리본을 단 이탄희 의원이 좌장을 맡았다. 그는 최근까지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을 이어가는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다.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이미 대한민국의 곳곳을 점령한 좌파 세력과 자유 우파 세력이 치열한 전쟁을 앞두고 있다는 것은 일반적인 예측이다. 혁신위원회는 즉각 해체하고 최재형과 천하람, 김용태 등 적전 내부 분열을 획책하는 인사들을 정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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