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받은 보조금이 4000억원을 넘었다. 반면 우리나라 시장에서 테슬라,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전기차 업체가 가져간 보조금은 166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6. /현대자동차
올해 상반기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받은 보조금이 4000억원을 넘었다. 반면 우리나라 시장에서 테슬라,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전기차 업체가 가져간 보조금은 166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6. /현대자동차

올해 상반기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받은 보조금이 4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의원이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환경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 정부로부터 받은 전기차 보조금은 4114억원이다. 이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등 미국 전기차 업체가 가져간 국비 보조금 166억원의 25배에 달하는 것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 상반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4만4652대다. 이는 29만2646대의 미국에 이어 2위 기록이다. 독일(3만6170대), 일본(2만9156대), 스웨덴(1만7906대)을 앞서고 있다. 또 지난해 전체 수출 대수인 2만9837대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현대자동차의 미국 자동차 수출 부문에서 전기차의 비중은 3.8%였는데 올해 10%로 급등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발효된 이후 보조금 혜택 요건에 ‘북미 조립’ 요건이 추가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은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그동안 미국은 전기차 한 대당 7500달러(1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현재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 수출하는 전기차는 전량 국내에서 생산된다.

환경부가 발표한 ‘국적별 보조금 지급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전기차에 5362억원의 국비 보조금이 지급됐다. 이 가운데 미국산 전기차에 지급된 보조금은 166억원으로 3.1%에 그쳤다. 이 중 테슬라는 161억원을 차지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5억원 수준이다.

국산 전기차에 지급된 보조금은 4693억원(87.5%)이었다. 중국산 전기차는 388억원으로 7.2%였다.

전체 전기차 보조금 가운데 미국산 전기차에 지급된 보조금은 2020년 1027억원(18.8%)에서 지난해 1150억원(11.6%)으로 낮아졌다. 올해 상반기에는 3.1%로 대폭 떨어졌다.

구자근 의원은 "한국 전기차업체들이 미국에 130억 달러 이상 투자하고 10만명 이상의 노동자를 고용해 협력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산업통상자원부가 양국 간 상호 호혜적 관점에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최근 미국을 방문해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한 한국 측 문제 제기를 수용하는 쪽으로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