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정청래 최고위원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정청래 최고위원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관련된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당시 성남FC의 일부 직원이 성남FC 대표를 건너뛰고 정진상 성남시 정책실장과 직접 연락했다는 성남FC 대표의 발신메일 등을 확보했다.

2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유민종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성남FC 전 대표인 곽선우 변호사가 2015년 개인 메일계정을 이용해 이 대표에게 보낸 메일을 임의제출 방식으로 제출받았다.

메일에는 곽 전 대표가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에게 "마케팅 실장 등 일부 직원이 나(곽 전 대표)를 건너뛰고 정 시 정책실장과 직접 연락한다"며 "내가 리더쉽을 발휘하려면 정 실장과 연락하는 사람은 대표이사가 돼야 한다"는 취지로 성남FC 보고체계에 대한 건의사항이 담겨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전 대표가 정 실장에게 구단 운영에 대해 보고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이 곽 전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재명이 ‘나는 축구를 잘 모르니 축구를 잘 아는 정 실장과 모든 것을 상의하고 결정하라’고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곽 전 대표는 정 실장을 구단주 대리인이라고 생각했다고도 말한 것으로 아려졌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2018년 두산건설·네이버·차병원 등 기업들로부터 160여 억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은 건축 인허가나 토지용도변경 등 혜택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곽 전 대표는 이들 기업의 후원금 계약이 체결되던 2015년부터 1년간 성남FC 2대 대표를 역임했다. 그 이후로는 정 실장의 지시를 직접 받던 당시 마케팅 실장 A씨가 대표직 2년을 유지했다.

검찰은 이 대표 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이 사실상 성남FC를 운영해온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곽 전 대표가 2015년 직원들로부터 받은 업무보고 자료들도 모두 확보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실장 자택을 비롯해 두산건설, 성남FC, 성남시청 등 사무실 20여 곳을 압수수색했으며 네이버와 차병원 등 10여 곳도 압수수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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