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니 Fdl대표 사진으로 도배한 이탈리아 일간지들. 이탈리아 총선 다음날인 26일(현지시간) 일약 제1당으로 부상한 이탈리아형제들(Fdl)의 조르자 멜로니 대표의 사진이 일간지 1면을 장식하고 있다. /AFP=연합
멜로니 Fdl대표 사진으로 도배한 이탈리아 일간지들. 이탈리아 총선 다음날인 26일(현지시간) 일약 제1당으로 부상한 이탈리아형제들(Fdl)의 조르자 멜로니 대표의 사진이 일간지 1면을 장식하고 있다. /AFP=연합

이탈리아 조기 총선 개표 작업이 26일(현지시간) 마무리됐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FdI: Fratelli d’Italia) 대표가 이끄는 우파연합이 44.02% 득표, 상원(200석 중 112석)과 하원(400석 중 235석) 모두 과반을 확보했다. 우파연합 내 정당별 득표율을 보면, FdI 26.01%, 동맹(Lega) 8.85%, 전진이탈리아(FI: Forza Italia) 8.27% 순이다. 의원내각제의 관행대로, 득표율 최대 지분의 FdI 대표 멜로니가 이탈리아 조만간 수상에 취임하게 됐다.

이탈리아 우파연합의 총선 압승에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우려와 환영이 공존한다. 멜로니 차기 총리가 영국의 ‘브렉시트’ 식 EU 탈퇴와는 선을 긋고 있으나, 에너지위기·물가급등·경기침체 등 복합적 위기 국면에서 자국 위주로 돌파를 시도할 경우를 걱정하는 것이다. 서방세계 연대에 분열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멜로니는 EU의 부유한 강대국 회원국들에 대한 유감을 자주 언급해 왔으며, 선거 당시 이민정책부터 코로나 백신 규제에 이르기까지 강한 보수 성향을 드러낸 바 있다. 정부 부채 150%의 이탈리아가 공공지출 확대·대폭적인 감세 등 자국 중심의 정책을 펼치면, 독일·프랑스 주도의 EU 경제 또한 흔들릴 게 자명하다.

혹독한 겨울이 예상되는 가운데 에너지문제로 이탈리아가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추구할 경우, 서방의 대러 제재에 큰 균열이 올 수밖에 없다. 우파연합의 두 축인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모두 친푸친 인사들이다. 특히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20년 절친’이며, 살비니 상원의원은 대러 제재가 러시아보다 유럽과 이탈리아에 더 큰 피해를 준다고 공공연히 주장하곤 했다. 이탈리아 선거결과에 대해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이 "러시아와의 관계에 더 건설적인 태도를 보이는 어떤 정치 세력이라도 환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논평했다.

멜로니의 승리를 반기는 목소리도 높다. "이탈리아인들이 애국적 자주적 정부를 선택했다"며 프랑스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대표가 환영을 표했고, 독일을 위한 대안(AfD: Alternative fuer Deutschland) 소속 베아트릭스 폰 슈토르히 의원이 축하 트위터를 날렸다. "이탈리아와 함께 환호한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역시 26일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입장을 밝혔다. "자유롭고 독립적인 우크라이나 지원·인권존중·지속가능한 경제적 미래 건설의 공동 목표를 향해 이탈리아 새 정부와 협력하길 바란다", "이탈리아는 강력한 민주주의 국가이자 소중한 파트너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