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조문사절단 단장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27일 일본 도쿄 오쿠라 호텔에서 역시 국장 참석차 일본을 찾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연합
고(故)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조문사절단 단장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27일 일본 도쿄 오쿠라 호텔에서 역시 국장 참석차 일본을 찾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연합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9일 한반도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는 가운데 미국의 전문가들이 미국이 한반도 방위 공약을 최고위급에서 확인하는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의 한반도 전개 역시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28일(현지시간) 해리스 부통령의 DMZ 방문과 관련, "미국의 한국 방위 공약을 가장 최고위급에서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이번 방문은 특히 미국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를 비롯해 미 항모전투단이 한국에 전개된 가운데 이뤄진다"며 "한미 동맹에 대한 도전에 맞서 미국이 다양한 체계, 기술, 능력을 가용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며, 이는 미국의 의지를 북한에 직설적으로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 미국 대사대리도 "해리스 부통령의 DMZ 방문은 북한의 도발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한 동맹의 힘과 한국 방위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의지를 강화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독특하고 가시적인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랩슨 대사대리는 "이번 방문은 다른 전략적 억제 조치들, 최근 몇 달 동안 미국이 한국, 역내 같은 마음을 가진 파트너들과 함께 해온 연합훈련들과 완전히 일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동시에 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에 대한 미국의 제안과 의지를 다시 강조할 수 있는 시의적절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아베 신조 전 총리 국장 참석 등 일본 일정을 진행한 뒤 29일부터 한국을 방문한다. 방한 기간 비무장지대(DMZ)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국 내 전문가들은 이번 해리스 부통령의 DMZ 방문은 북한에 경고를 보낼 뿐 아니라 한국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분석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27일(현지시간) VOA와 인터뷰에서 한국 내에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점에 주목했다. 그는 "북한의 핵 능력을 어떻게 억제할 지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펼쳐지는 가운데, 한국 대중은 이 문제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독자적인 핵 능력 확보를 예전보다 더 지지하고 있다"며 "미국의 (방위) 공약이 확고하다는 점을 알려야 할 부담이 미국에 더욱 가중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앤드류 여 한국석좌는 타이완 비상사태 시 한국의 역할에 대한 언급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해리스 부통령의 DMZ 방문은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여 석좌는 "한국 국민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미 관계를 중심에 둔다고 했는데, 미국은 실상 우리를 다른 분쟁으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냐? 미국이 한반도 방어에 전념하고 있는가 아니면 한국이 그저 미국의 계획을 지원하고만 있는 것인가?’라는 비판을 할 수 있다"며 "(해리스 부통령의) 이번 방문은 미국이 한반도 방어와 (북한) 억제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주는 좋은 계기"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방한이 진화하는 한미 동맹을 재확인하는 차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미 정부 고위 관리는 이번 방한 기간 북한이 제기하는 위협 뿐 아니라 한미 양국 간 경제와 기술협력, 타이완 문제와 다양한 역내, 글로벌 현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여 석좌는 최근 이어진 미국 최고위급 당국자들의 방문을 상기시키며 한미동맹이 포괄적인 관계로 진화했다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시 경제 안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타이완 문제 집중했으며, 해리스 부통령은 북한과 한반도 방위에 초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랩슨 전 대리대사도 최근 미국 고위 당국자들의 방한 시기와 순서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다면서도 "이러한 방문은 미국이 지역적 세계적 도전에 직면해 한국과의 협력과 동맹에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서울은 이 지역을 방문하는 모든 미국 고위 지도자들의 필수 방문지이며, 미국은 윤석열 정부의 글로벌 중추국가 지위를 향한 포부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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