駐英 한국문화원 '제9회 K뮤직 페스티벌' 개최

K-팝 아닌 국악 위주의 축제...국립극장 '여우락'이 공연 주도
헤밍웨이 소설 '노인과 바다' 소리꾼 이자람, 판소리로 선보여
장르 넘나드는 음악 들려주는 '동양고주파' 순회공연도 기대

K뮤직 페스티벌 포스터. /주영한국문화원 제공
사우스뱅크 등 영국 런던의 주요 공연장에서 ‘K뮤직 페스티벌’이 열린다(10월5일~11월24일). 이번 주인공은 K팝이 아니라 우리 국악 내지 국악에 기반한 ‘K뮤직’이다. 올해 9회째인 K뮤직 페스티벌은 2013년부터 세계 음악시장의 주요 축인 영국에서 창작국악을 선보여왔다. 금년엔 주영한국문화원과 국립극장 간판 프로그램 여우락(樂)이 협력한다.

이번 영국 공연을 이끌 여우락은 2010년 이래 한국 전통음악인들의 참신하고 과감한 시도와 실험, 여러 분야 예술인들의 협업을 통해 음악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해 왔다. ‘여기 우리 樂이 있다’를 줄여 ‘여우락’이 됐다고 한다. 여우락의 樂은 음악의 ‘樂’이자 즐거움의 ‘樂’이기도 하다. 10월 5일 바비칸 센터 밀튼코트 무대에 설 가야금·거문고 듀오 달음-리마이더스 협연은 7월 여우락 페스티벌에서 초연됐던 음악이다. 록 밴드 팎-잠비나이 리더 이일우의 협연은 쇼디치 리치믹스 무대에 오른다.

특히 사우스뱅크 센터 무대에 오를 소리꾼 이자람의 ‘노인과 바다’ 판소리는 국내외 음악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줄 것이다. 불멸의 문학 고전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동명 소설을 판소리로 재구성한 이자람의 ‘노인과 바다’는 원작의 철학성과 심오함을 판소리 특유의 흥겨움으로 녹여 낸 작품이다. 주인공 노인의 독백·상념, 상황 묘사 등이 판소리 특유의 창법이나 구술 방식과 절묘하게 잘 어울린다. 베이스·퍼커션(타악기) 등 장르를 넘나드는 악기 구성으로 다채로운 음악을 들려 줄 ‘동양고주파’(東洋高周波)의 순회공연 역시 기대된다.

네덜란드 등 유럽 재즈계에서 주목받는 홍선미 퀸텟, 피리·생황 등을 활용한 박지하의 공연도 예정돼 있다. 재즈와 국악은 원래 소통·융합의 여지가 크다. 두 분야 모두 ‘즉흥성’ ‘자유로움’이란 공통분모를 가진다. 런던 K뮤직 페스티벌을 통해 ‘한국적 재즈’의 가능성이 세계인에게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페스티벌 참가자는 아니지만, ‘미성(美聲)의 재즈 디바’ 나윤선이 이미 이른바 ‘정통 재즈’ ‘유럽 재즈’와 차별된 색다른 매력을 선보여 왔다. 2010년대 나윤선은 재즈 앨범 ‘세임 걸(Same Girl)’ ‘렌토(Lento)’로 프랑스 골든디스크상·최고가수상을, 독일의 그래미라 할 만한 ‘에코 재즈 어워드’를 수상한 바 있다.

10월 5일부터 약 두 달간 영국에서 진행될 K뮤직 페스티벌은 전 세계 한류팬들에게 K팝과 다른 차원의 음악적 감동과 신선함을 선사할 것이다. "한국 전통악기와 선율을 음악산업 및 시장의 중심인 런던에서 소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며, 영국을 넘어 세계시장에 접근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영한국문화원 이정우 원장이 말했다. 이번 행사는 런던 재즈 페스티벌(EFG)의 주관사 시리어스(SERIOUS)와 주영한국문화원이 공동 주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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