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초음속 전투기 ‘보라매’ KF-21이 28일 오후 경남 사천시 한 상공에서 비행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이날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 KF-21 최초비행 성공 축하 행사를 열어 두 달 전 이뤄진 KF-21의 첫 이륙을 기념했다. /연합

국산 초음속 전투기 ‘보라매’ KF-21가 28일 열린 최초비행 성공 축하 행사에서 굉음을 내며 지상을 박차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KF-21 이륙 장면이 취재진 등 일반에 공식적으로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방위사업청은 28일 경남 사천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 개최한 KF-21 최초비행 성공 축하 행사를 개최하고 내·외빈 400여 명의 힘찬 박수 속에 KF-21의 축하 비행을 선보였다.

KF-21은 지난 7월 19일 시제 1호기가 역사적인 첫 비행에 성공했다. 당시 초도 비행의 향배를 쉽게 단정할 수 없었던 만큼 별도 행사 없이 비행 자체에 집중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엄동환 방위사업청장, 정상화 공군참모총장, 이헌승 국회 국방위원장, KF-21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강구영 사장 등이 참석했다.

행사에서 KF-21 시험비행 조종사 중 한 명인 공군 제52시험평가전대 소속 이진욱 중령이 국기에 대한 맹세를 낭독했다. 첫 비행 당시 조종간을 잡았던 안준현 중령(진)이 이날도 KF-21 비행을 맡았다.

이륙 전 격납고에서 엔진 점화 등 이륙 준비를 마친 KF-21은 활주로로 이동한 후 조종석과 임무통제실 간 교신을 확인한 후 굉음을 내며 날아올랐다. 랜딩기어를 접지 않았던 초도비행 때와 달리 랜딩기어가 기체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선명하게 포착됐다.

동쪽 하늘을 향해 날아오른 KF-21에 이어 안전추적기 임무를 띤 국산 경공격기 FA-50이 뒤따라 이륙했다. 두 항공기는 시계 방향으로 선회하며 하늘의 점처럼 멀어졌고, 약 20분간 성공적으로 비행한 뒤 활주로에 안전하게 착륙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우렁찬 엔진 소리와 함께 힘차게 날아올라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우리 앞에 나타난 KF-21의 모습에 감격스럽다"며 "KF-21은 미래 전장을 지배하는 영공 수호의 주역이자 북한 위협을 억제하는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구영 KAI 사장은 "오늘 비로소 항공기로의 첫 비행과 함께 ‘출생 신고’를 하게 됐다"며 "날틀에서 항공기로, 다시 전투기로 태어나기 위해 긴 여정을 거쳐야 한다. 안전하고 완벽한 시험비행으로 군이 원하는 전투기를 인도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상화 공군총장은 "머지않은 미래에 KF-21이 K-방산을 대표해 세계 하늘에서 인류의 행복과 세계 평화를 수호할 것"이라며 "KF-21의 더 높고 힘찬 비상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KF-21은 현재 시제 1호기를 활용해 초기 건전성 시험을 완료한 상태로 영역 확장 시험이 진행 중이다. 시제 2∼6호기가 내달부터 순차적으로 비행 시험에 투입되며 △성능 검증 △무장 적합성 △군 운용 적합성 등을 단계별로 검증하도록 계획됐다.

KF-21은 2026년까지 비행시험 2천여 회를 거쳐 체계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며 이후 2032년까지 양산해 전력화가 이뤄질 예정이다. 현존 세계 최강의 공대공 미사일로 평가받는 미티어(METEOR) 미사일을 아시아 최초로 장착하며, AESA(능동위상배열) 레이더 등 첨단 장비를 국산화해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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