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석
조우석

윤석열 정부가 공식 출범한 지난 5월 10일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살벌한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마지막 문장이 현직 대통령을 향한 노골적 협박이다. "(우리) ‘강성 첨병 언론노조’는 앉아서 보지 않겠다." 윤 대통령이 대선 유세 중 ‘민주당의 첨병이 바로 언론노조’라고 지적했던 걸 기억했다가 되갚은 카운터펀치 한 방이었다. 전교조와 함께 민노총 핵심인 언론노조가 그렇게 전투적이다. 직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지난해 말 윤석열 캠프가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을 언론특보로 임명하자 기다렸다는 듯 언론노조가 끼어들었다. 이진숙은 언론에 재갈을 물리던 사람이니 부적절한 인사라고 비판한 것이다. 어떻게 대선 캠프의 인사에까지 저들이 감히 개입할까? 그것도 전혀 엉뚱한 내용으로 말이다. 놀라운 건 윤 캠프가 이진숙을 바로 해촉한 것인데, 결과적으로 언론노조에 굴복한 꼴이다. 어쨌거나 되물어야 할 건 초강성 언론노조의 정체성이다.

왜 저렇게 저들이 날뛸까? 실은 민노총의 관계도 묘하다. 민노총의 산하단체가 언론노조이지만, 실제로는 언론노조가 민노총에 대한 정치이념적 지도를 하는 관계로 알려졌다. 민노총이 반미구호를 외치는 정치집단으로 변질된 뒤에는 저들이 있다는 뜻이다. 이번 선동방송을 한 MBC는 물론 KBS를 장악한 것도 저들이다. 정말 눈여겨 볼 건 언론노조의 강령이다. 강령에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떡하니 못박았다.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지목되는데, 그래서 문제다.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전면에 내건 언론노조가 그야말로 불편부당해야 하고, 국민적 존중을 받아야 하는 공영방송 내부에 사실상의 실세로 똬리 틀고 있다는 모순을 어떻게 봐야 할까? 실제로 언론노조는 그런 활동의 일환으로 "진보정당 활동 관련 교육선전"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언론노조가 저렇게 전투적이고 반대한민국 성향인 것도 다 그런 배경이다. 그렇다면 이젠 물어야 한다.

저들이 정치집단 이상의 정치집단적인 활동의 실체에 정당한 의문을 던져야 옳다. 사실 현직 대통령을 향해 "(우리) ‘강성 첨병 언론노조’는 앉아서 보지 않겠다"는 겁박은 누가 봐도 섬뜩하다. 그게 결국 이번 MBC 문제와 이어져 있다. 남는 문제는 하나다. 그걸 지켜만 볼 것인가? 그런 저들을 어떻게 처리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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