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에게 절실하고 시급한 개혁과제는 4가지다. 정치개혁·언론개혁·교육개혁·노동개혁이다. 이번 MBC 자막조작 사건을 보라. 기가 막힌다. 언론개혁을 하려면 정치개혁이 성공해야 한다. 노동개혁·교육개혁도 핵심은 정치개혁이다. 하지만 대규모 정계개편이 없는 한 지금은 정치개혁이 쉽지 않다. 2024년 총선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에게 또 ‘3대 위기’가 눈앞에 다가왔다. 경제위기·안보위기, 그리고 방금 언급한 우리 내부의 정치위기다. 문제는 이 3대 위기가 각각 시간차를 두고 진행되는 게 아니라 한꺼번에 닥치면서 융·복합적 위기로 작용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번 경제위기는 1997 외환위기, 2008 금융위기와 또 다르다. 무역·산업·금융·부동산·주식 등 경제 전반에 광범위하게 걸친 위기로 증폭되고 있다. 태풍이 자기 몸집을 크게 불리면서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형국이다. 여기에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급반전(急反轉)을 위해 오는 10월부터 NATO 회원국으로 들어가는 가스 밸브를 전면 폐쇄하거나 심지어 국지 전술핵을 사용할 경우, 이 영향이 경제에 미치게 된다. 유럽의 에너지난은 비료생산에 악영향을 주게 되고, 이는 내년 곡물파동으로 이어진다.

우리의 안보 위기는 우크라이나 전쟁, 대만해협 위기를 제쳐 놓더라도 북한 김정은이 조성하는 한반도 자체 위기가 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10월 16일~11월 7일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 직후에서 미국 중간선거 직전 기간이다. 김정은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북한정권의 속성상 그 이후의 ‘대남 핵공포 전략’으로 이어지는 후속 도발 프로그램도 세워놓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안보 위기는 국내 정치 위기와 연동된다. 민노총은 이른바 노동자대회·민중대회란 이름으로 ‘윤석열 탄핵’을 내걸고 정부를 강력하게 흔들어댈 것이다. 현재 MBC가 벌이는 ‘방송조작’도 바로 이 맥락에서 읽어야 한다. 따라서 윤 정부 대통령실은 3대 위기를 극복할 ‘민관협의 종합대책팀’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국정상황실 조직으로는 이 위기를 감당하기 어렵다.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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