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MBC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박대출 위원장과 의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MBC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MBC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박대출 위원장과 의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MBC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MBC가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당시 뉴욕에서의 발언 영상을 보도하며 ‘비속어 논란’과 을 일으킨 가운데, MBC는 여전히 조작이나 왜곡에 대해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MBC가 영상을 최초 보도하기도 전에 해당 내용을 더불어민주당 쪽에서 먼저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MBC와 야당간의 ‘정언유착’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MBC는 오히려 이 의혹의 당사자인 민주당 인사의 인터뷰 내용까지 인용해가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29일 MBC노동조합(제3노조)에 따르면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전날 진보매체인 오마이뉴스 기자 출신인 최지용 선임비서관(이동주 의원실)의 CBS라디오 출연 영상을 보여주면서 최 비서관의 해명을 자세히 설명해주는 보도를 내보냈다. 최 비서관은 민주당 소속이며 뉴욕 영상의 엠바고(보도제한시점)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실 순방 취재기자로부터 직접 대통령 발언과 관련한 ‘받은글’을 받았다고 자백한 사람이다.

‘비속어 논란’이 처음으로 터져 나온 것은 지난 22일 오전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의 정책조정회의 발언이었다. MBC노조는 "이 부분에서 이미 ‘대통령실 순방 취재단의 엠바고 상황에서 취재단 기자가 민주당 인사에게 대통령 비속어 워딩을 유포하였고 그 전에도 이미 많은 민주당 사람들이 동영상과 찌라시를 확보한 상황이었으며 첫 보도는 박홍근 원내대표의 발표 이후 터져 나왔다’라는 유착 의혹이 성립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최 비서관은 MBC 소속 취재기자와 결탁해 대통령의 워딩을 엠바고 해제 이전에 공개해버린 이른바 ‘부당거래자’인 셈이다. 그런데도 MBC는 그의 해명을 보도하기 위해 메인 뉴스시간을 할애한 것이다.

최 비서관은 전날까지 다수의 매체에 출연하면서 본인의 ‘부당거래’ 의혹을 부정하고 있다. 하지만 MBC노조는 그의 해명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그의 ‘부당거래’의혹을 더욱 세밀하게 조명했다.

최 비서관은 "MBC 기자로부터 직접 들은 게 아니다. (기자들과 보좌진들이 섞여 있는) 단톡방에서 오가던 얘기가 있었는데 어떤 기자가 MBC는 지금 보도한다고 했다는 얘기를 나에게 전달해 준 것 뿐"이라며 "그래서 그게 마치 내가 MBC 기자에게 직접 들었다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정했다.

하지만 그 얘기를 전달해 줬다는 ‘어떤 기자’가 누구인지, 실재로 존재하는 사람인지 여부도 확실치 않은 가운데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다는 것이 MBC 노조의 지적이다.

그러면서도 최 비서관은 9월 22일 9시 28분에 대통령 관련 ‘찌라시’ 내용을 "용와대 기자들이 대통령실 비보도 요청 받아줬다는 얘기가 있어 열 받아 그냥 공개합니다"라면서 공개해버렸다. 또한 22일 9시 17분에는 "네 저희 방송사 풀 취재단 영상에 잡혔다고 합니다." 22일 9시 20분에는 "현지 취재 가 있는 대통령실 출입기자 전언입니다"라고 댓글을 달면서 대통령실 출입기자와 직접 소통하고 있다고 글을 올렸다는 점에서 MBC 기자와의 부당거래 의혹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거기에 최 비서관이 9월 22일 9시 28분 59초에 올린 글에 따르면 "영상도 있는데 어떻게 올릴지 모르겠네요"라고 분명히 말한 점으로 미루어 보면, MBC 공식 채널을 통해 영상이 보도되기 전 시점에 최 비서관은 분명히 영상을 확보하고 있었고 이 영상을 입수할 수 있는 경로는 한정돼있었다. MBC노조는 "당시에는 찌라시는 돌았어도 동영상이 유포된 것은 몇 분 안 되는 시기였다. 유통경로를 3단계 정도만 추적해도 누가 누구에게 전달했는지 최초 전달자가 확인된다"며 "최초 전달자를 반드시 확인해 민주당과의 유착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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