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재
김원재

MBC가 또 영상조작 방송 논란에 휘말렸다.

9월 29일 MBC는 폭행사건을 보도했다. 인천의 한 오피스텔에서 건장한 남성 두 명이 이웃집 여성을 무차별 집단 폭행했다는 내용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남성들은 오히려 여성을 폭행 가해자로 신고했고 경찰은 피해를 입은 여성도 폭행죄로 입건했다. 그러면서 "여자인지 몰랐다"고 발뺌하는 남성의 인터뷰도 내보냈다. 사실이라면 경악하지 않을 수가 없는 사건이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일어난다. 가해 남성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SNS에 MBC가 사건을 은폐·조작했다고 폭로한 것이다.

그는 자신이 폭행을 가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며 잘못된 일이라고 시인했다. 그에 따르면, 새벽에 옆집 여성이 복도에서 택배 포장을 뜯으면서 계속 시끄럽게 굴어 그만둘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자 여성이 그들에게 다가와 욕설과 폭력을 행사했고 이는 몸싸움으로 번졌다. 이후 여성이 광분하며 달려들기에 그것을 막고자 과한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엉겨붙은 여성을 떼내는 장면을 MBC가 마치 폭행에 실신한 여성을 벽에 처박는 것처럼 연출했다고 주장했다. MBC가 CCTV 영상을 임의로 편집해 사건을 완전히 왜곡했다는 것이다.

이 글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MBC는 명백히 사건을 은폐·왜곡한 것이다. 남성들이 일방 폭행을 저질렀음에도, 경찰이 피해자인 여성을 가해자로 만들어 버린 사건으로 보도했기 때문이다.

개인 의견을 말하자면, 요즘처럼 성인지(性認知) 감수성이 절대권력으로 자리잡힌 시대에, 여성이 폭행을 하지 않았음에도 경찰이 임의로 폭행죄로 입건하는 상황은 쉽사리 납득이 가지 않는다.

MBC가 CCTV를 입수했듯 경찰 역시 CCTV를 입수했을 것이다. 만약 MBC 주장이 맞다면, 경찰은 CCTV를 보고도 무고한 여성을 폭행범으로 입건한 것이 된다. 피해 여성과 원한 관계가 있지 않고서야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최근 MBC는 윤석열 대통령의 바이든 발언 보도로 인해 ‘조작·왜곡 방송국’이라는 공격을 받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이 사건마저 유야무야 넘어가게 된다면, MBC는 바이든 보도도 조작했을 가능성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된다. 그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MBC는 이번 사건 CCTV 전체 영상을 공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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