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 홍윤근 '최신 국가정보학'

국가의 사활을 좌우하는 분야...개개인 운명에도 큰 영향
저자가 30여 년 현직 근무 체화시킨 생생한 지식 총정리

'최신 국가정보학'의 저자 홍윤근 박사(정책학)는 정보전문가이자 러시아전문가다. 첨예한 한반도 지정학이 국제정치 및 정보학을 국민적 필수교양과목으로 만들고 있다.
'최신 국가정보학'의 저자 홍윤근 박사(정책학)는 정보전문가이자 러시아전문가다. 첨예한 한반도 지정학이 국제정치 및 정보학을 국민적 필수교양과목으로 만들고 있다.

홍윤근 박사의 <최신 국가정보학>이 출간됐다(도서출판 선, 462p). 한반도의 지정학이 한층 첨예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 일반 시민들이 기본적인 이해를 가져야 할 분야에 국제정치학과 국가정보학이 추가되고 있다. 모두 국가의 사활을 좌우할 수 있는 세계, 결국 우리 개인의 운명에 영향을 주게 될 지식들이다. 이 책은 저자가 30여 년 현직 근무를 통해 체화시킨 생생한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기존의 ‘국가정보학’ 단행본들과 차별된다.

국가정보란 보이지 않은 세계(the invisible world), 보지 않은 역사(an unseen history)를 알게 해 준다. 국가정보를 알면 지금까지 못 보던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지게 된다. 정보와 공작 및 방첩이 국가정보의 핵심이다. 이들은 칼날의 양면이자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정보분석의 대명사가 분석관(Analyst)이라면, 정보수집의 대명사는 공작관(Case Officer), 스파이 색출의 대명사는 방첩관(CIO)이다. 국가의 최고정책결정권자의 성향과 지향점에 따라 무게추가 분석·공작·방첩 사이를 오갈 수 있으며, 때론 입장이 역전되기도 한다.

공작이란 흔히 비열한 계략(dirty trick), 더러운 전쟁(dirty war), 보이지 않는 손(the hidden hand) 등으로 표현되지만, 공개적인 문서엔 특수활동(special activity), 특수정치활동(special political activity), 적극적 조치(active measure), 특별임무(special assignment), 제3의 선택(the third option), 조용한 대안(quiet option) 등의 용어로 지칭된다. 국가정보기관의 비밀활동엔 첩보수집, 방첩, 공작이 모두 포함되지만, 무엇보다 국가정보활동의 꽃은 ‘비밀 공작활동’이다. 첩보수집 및 방첩을 포함해 정보기관이 대외정책목표 달성을 위해 수행하는 비밀활동을 말한다.

융합학문인 국가정보학의 방대한 이론과 사례들이 독자를 지치게 하기 쉽다. 저자는 그런 점을 최대한 인식하며 내용의 충실함과 정보학의 매력을 추구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국가정보학에서 부실했던 부분이나 오류도 바로 잡았다. ‘보안’ 장벽 아래 정보기구의 실태에 대해 학문적으로 공유하거나 활자화하지 못한 한계도 있지만, 현장경험 부족에서 온 문제도 적지 않다. 저자가 장기간 정보기관의 정책·실무 일선에서 근무한 전문가이며, 퇴직 후 대학에서 이론적 체계와 학문적 연구를 갖췄다는 점에서 이 책의 효용성과 현실성이 극대화된다.

<최신 국가정보학>은 국가정보원, 2024년부터 대공수사권이 경찰청으로 이관되는 시점에 즈음하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군정보기관·경호실·검찰·관세청 등 부문의 정보기관 관련 분야에 취업을 원하는 학생, 정보학자·탐정 등 정보 관계자들에게 정보의 수집·분석, 공작·방첩, 정보협력, 세계 정보기관에 대한 기본지식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는 게 큰 매력이다.

홍윤근의 신간 <최신 국가정보학>. 군무원이나 정보기관 준비생을 위한 수험교재류의 ‘국가정보학’ 단행본들에 비해 실무는 물론 교양 학술적 성격도 있다. /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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