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한미 동맹 파탄, 국민 힘으로 되돌려야 한다
文한미 동맹 파탄, 국민 힘으로 되돌려야 한다
  •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 미래위원장 신원식(예비역 육군 중장)
  • 승인 2019.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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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안보의 핵심축은 한·미동맹이다. 김일성 주의를 신봉하는 일부 정신 나간 자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국민은 이에 공감할 것이다. 내년은 우리 사활이 걸린 한·미 동맹의 향배가 결정될 운명적 한 해가 될 것이다. 지난달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일명 지소미아(GSOMIA) 파기가 가까스로 조건부 연기돼 파국은 일시 면했다.

문재인 정부는 막판까지 지소미아를 파기할 듯 기세등등했으나 결국 미국의 벽을 넘지 못했다. 앞으론 방위비 협상이 동맹의 최대 현안이 될 것이나, 지소미아 파기가 다시 대두될 가능성도 늘 열려 있다.

2018년 3월 ‘김정은이 북한 비핵화를 위한 전략적 결단’을 했다는 문 정권의 거짓말은 한·미 동맹을 엉망으로 만드는 신호탄이었다. 더구나 문 정권의 남북관계 우선주의와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가 잘못된 만남을 계속함으로써 동맹의 가장 중요한 상호신뢰는 바닥을 치고 있다.

한·미 동맹의 근간인 연합 훈련과 미(美) 전략자산 배치가 중단됐다. 문 정권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전시 작전 통제권마저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2014년 합의한 전환 조건은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됐다 치고’, ‘무조건 전환’을 밀어붙이고 있다.

◇미국 편에 설 건가 말 건가?

올해 8월 문 정권의 지소미아 연장 종료, 즉 파기 선언으로 미국은 우리에게 여러 요구를 하고 있지만, 그 핵심은 간단하다. ‘미국 편에 설 건가 말 건가?, 안보 분담과 비용 분담 중 뭘 택할 건가?’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묻고 있다. 지소미아 유지는 북 핵‧미사일 위협에 한‧미‧일이 공동 대응하겠다는 군사적 차원을 넘어서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 세계 편에 계속 남겠다는 의미다.

인도‧태평양 전략 동참은 안보 분담, 방위비 인상은 비용 분담에 해당한다. 통상 안보 분담과 비용 분담은 반(反)비례 관계가 되는 경우가 많다. 즉, 안보 분담이 늘면 비용 분담은 줄고 안보 분담이 줄면 비용 분담은 커지기 마련이다.

6‧25 전쟁 동안 흘린 피의 대가로 탄생한 한‧미 동맹의 본질은 안보 분담이다. 우리는 평화와 번영을 구가하는 대신 유라시아 대륙 귀퉁이에서 자유의 방파제 역할을 해왔다. 월남과 이라크 파병을 포함해 자유 세계를 지키기 위한 미국의 노력에도 동참해왔다.

최근 미‧중 신(新)냉전으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미국과 안보 분담에는 소극적이면서 오히려 북‧중‧러 삼각 동맹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이로 인해 전통적인 한‧미동맹과 한‧미‧일 삼각 안보협력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2017년 11월 취임 후 처음으로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문 정권은 동맹의 신뢰에 큰 상처를 주는 결정타 두 방을 날렸다. 중국에는 ‘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 방어와 통합, 한·미·일 동맹을 안 한다’는 3불(不)을 약속하면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동참’ 요청은 외면했다.

2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더 나빠졌다. 문 정권은 성주 사드 기지의 정상 운용을 지연시키고, 초보적인 미사일 방어와 한‧미‧일 안보협력마저 후퇴시키고 있다.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선 여전히 못들은 체 딴청을 피우고 있다.

설상가상(雪上加霜),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을 안보 분담이 아닌 비용문제로 접근하는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다. 한마디로 문 정권은 안보 분담을 거부하고 트럼프 정부는 비용 분담을 우선시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안보 분담에 대한 갈등이 첨예한 상태에서 급격한 방위비 인상을 놓고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 한‧미 동맹은 갑작스러운 종말을 맞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불편하지만 우리는 생사의 갈림길에 선다. 미국보다 우리가 더 동맹을 소중히 할 수밖에 없다.

◇한미동맹은 유일한 생존의 길

그러나 문 정권은 김정은 비위 맞추기와 자신의 이념을 위해 국민의 생명을 희생시키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나라를 만들고 있다. 그나마 문 정권을 조금이라도 바꿀 힘은 선거를 좌우할 국민 여론에서 나온다. 이제 우리 국민이 동맹의 진정한 가치를 이해하고 동맹 복원을 위해 나서야 한다. 그것만이 생존을 위한 유일한 길이 됐다.

우선 한‧미 상호방위조약의 기본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는 양국이 외부 침략을 받으면 서로 도와준다는, 이른바 안보 분담을 말한다. 외부 침략을 받을 가능성이 전혀 없는 미국보다 한국이 일방적 수혜를 입는 구조다. ‘이익의 불균형’은 언젠간 ‘균형’으로 회귀하는 게 세상 이치다.

우리의 3불 선언, 지소미아 파기 시도, 인도‧태평양 전략 불참은 ‘이익의 불균형’을 해소하기는커녕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미국이 순순히 이런 손해를 받아들일 리 없다. 북핵과 중국 팽창이라는 공동 위협에 우리의 적절한 분담이 있어야 동맹이 유지된다. 이를 위해 중국에 주권 포기를 약속한 3불 정책부터 폐기해야 한다. 나아가 한‧미‧일 3국의 미사일 방어 통합과 동맹을 추진함은 물론 인도‧태평양 전략에도 과감하게 동참해야 한다.

둘째, 안보 분담 현안이 정리되면 방위비 분담은 먼저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협상부터 시작해야 한다. 현 주둔군 지위 협정(SOFA) 5조에 따르면 우리가 부담하는 방위비는 주한미군에 근무하는 한국인 인건비, 군수지원비, 시설 건설과 유지비에 국한된다.

미군 유지 비용은 전부 미국이 부담한다. 따라서 협정을 개정해 우리가 분담할 방위비 범위와 항목, 분담 원칙을 새로 정해야 한다. 또한, 방위비 규모도 총액이 아닌 일본처럼 항목별 비용을 기준으로 바꾸고, 과거처럼 5년 단위로 적용해야 한다.

정확한 항목별 비용도 산출하지 않고 매년 총액만 가지고 씨름하다간 상호 불신만 키우고 치킨 게임으로 동맹이 파탄 날 위험에 상시 노출된다. 합리적이고 우리 안보에 도움 되는 분야의 방위비 인상은 능동적으로 수용하되, 그동안 우리가 세계 최대 해외 미군기지인 ‘평택 기지’ 건설 비용을 방위비와 별도로 집행하는 등 타 동맹국과 비교해 적지 않은 부담을 해 온 것도 알려야 한다.

◇한미 훈련 즉각 복원하고 강화해야

서해상 적대행위 금지구역(완충수역)에 관한 9ㆍ19 남북 군사합의가 시행된 첫날인 지난해 11월 1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해병대원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해상 적대행위 금지구역(완충수역)에 관한 9ㆍ19 남북 군사합의가 시행된 첫날인 지난해 11월 1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해병대원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방위비 인상보다 우리 방위력 개선비를 증액하거나 미국산 무기 수입을 확대하는 게 상호 이익이 되고, 급격한 방위비 인상 요구가 결국 동맹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장기적으로 양국 모두에게 손해라는 것을 이해시켜야 한다.

셋째 한‧미 연합훈련을 즉각 복원하고 북 핵 증강과 연계해 이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연합훈련을 완전하게 복원하기 위해선 한‧미 협의 등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국방부는 이를 고려해 우선 현 여건 하에서 최대한 연합방위력을 유지할 수 있는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예를 들면 전술토의와 도상훈련, 지휘소 연습 등을 활성화하거나 부대별‧기능별로 다양한 야외 연합훈련을 강화하고 이를 조직적으로 통합해 전체 훈련을 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거두는 방안도 있다. 탐색구조연습(SAREX) 같은 인도적 재난대비 훈련과 환태평양군사훈련(RIMPAC) 등 해외 다국적 훈련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그 기회를 이용, 한‧미 연합훈련을 병행할 수도 있다.

넷째 전작권 전환은 전략환경 변화를 수용해, 북한 비핵화가 완료되고 동북아 평화 구도가 정착된 후 다시 검토해야 한다. 전작권을 국가 자존심 문제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한 선동이다. 유럽은 냉전 붕괴 후 우리와 비교도 안 될 만큼 안보위협이 약해졌음에도 자존심이 없어 미군 대장의 지휘를 계속 받고 미 전술핵을 그대로 배치하고 있겠는가. 안보가 튼튼해야 주권을 지킬 수 있고, 주권이 있어야 자존심을 지킬 수 있다.

다섯째 튼튼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북(北) 비핵화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추진해야 한다. 먼저 그동안 실패의 교훈을 바탕으로 긴밀한 한·미 공조 하에 북한 비핵화 원칙과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 북한에 핵은 생존 그 자체이기 때문에 역대 핵 개발을 시도한 어떤 나라보다 동기가 강력하다.

핵이 생존에 해(害)가 된다고 느낄 정도로 강력한 압박이 있어야 진지하게 핵 포기 여부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 북한에 시한을 정해주고 비핵화 협상에 나오지 않으면 현재의 유엔 대북제재를 경제봉쇄 수준으로 강화하겠다고 국제사회가 결단해야 한다.

북한 통상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이 대북제재에 동참하도록 미국의 독자 제제를 엄격히 적용할 필요가 있다. 경제적 어려움에도 북한이 버틴다면 결국 군사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 둬야 한다. 북한과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한·미 연합 군사작전에 의한 비핵화다.

6.25 전쟁 때와 달리 세계 최대 통상국가가 된 중국은 미국과 전쟁을 각오하고 개입할 수도 없고, 모른 체하기도 곤란한 처지에 몰린다. 세상에서 잃을 것이 가장 많은 김정은은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기보단 핵 제거를 받아들이고 사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미 연합 북핵 억제 능력 강화해야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군 B-1B 랜서와 F-15 전투기가 23일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미국 전투기들은 이날 비무장지대(DMZ) 최북단까지 비행했으며 동해 쪽 북방한계선을 넘어 북쪽으로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가 공개한 사진이다. AFP 연합뉴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군 B-1B 랜서와 F-15 전투기가 지난 2017년 9월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미국 전투기들은 이날 비무장지대(DMZ) 최북단까지 비행했으며 동해 쪽 북방한계선을 넘어 북쪽으로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가 공개한 사진이다. AFP 연합뉴스

여섯째 북 비핵화가 실패할 가능성에 대비해, 한·미 연합 북 핵 억제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먼저 북한의 재래식 공격에 주로 대비하게 돼 있는 현재 연합방위체제를 핵 전 대비로 바꾸고 훈련도 강화해야 한다.

핵 공유협정이나 전술핵무기 재배치는 미국이 자국의 안전을 위해 절대 동맹을 희생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이자 확실한 ‘핵 균형’ 수단이기 때문에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한·미 동맹이 핵전력까지 공유하는 수준으로 강화되면 북한과 중국 모두 북 핵으로 얻는 전략적 이득보다 손실이 커지기 때문에 북 비핵화를 압박하는 협상 카드도 될 수 있다.

자체 핵무장은 현실적 어려움이 많지만, 이스라엘처럼 시인도 긍정도 하지 않는 ‘불확실 핵 보유 전략’을 택하거나, 일본처럼 마지막 단계만 유보한 채 중간 단계에서 핵무장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도 있다. 핵무장 카드는 설사 성공 못 하더라도 미국이 완전한 북한 비핵화 의지를 끝까지 견지하게 만들고, 안보상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대미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

문 정권에 의해 대한민국은 벼랑 끝에 서 있다. 그러나 국민이 나서면 위험을 기회로 바꿀 수 있다. 이승만 대통령은 6‧25 전쟁이라는 미증유의 재앙을 한‧미 상호방위조약과 주한미군이라는 걸작을 탄생하는 기회로 승화시켰다. 그 덕에 우린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

박정희 대통령은 70년대 안보‧경제 복합 위기를 핵 개발과 자주국방이란 승부수로 연합사 창설과 주한미군 철수 백지화를 끌어냈고 중화학 공업 육성과 국군 현대화라는 반전(反轉)을 일궈 냈다. 국민 모두 제2의 이승만, 제2의 박정희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뭉치면 문 정권으로 인한 고난은 신(神)이 주신 선물이 될 것이다.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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