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민
이정민

세계는 실제 물질들로 구성되는 현실세계와 디지털 이진코드로 구성되는 가상세계로 구분된다. 하지만 우리가 실제 살고 있는 현실세계 또한 다른 두 가지 세계로 구분할 필요성이 생겼다. 우리가 진짜로 보고 있는 세상과 미디어를 통해 보는 세상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정치권도 경제계도 아닌, 제 3의 권력을 지닌 편향된 거대 언론이 대중들을 가짜 세상으로 인도하고 있다. 메타버스 같은 허구 세상에서도 존재하지 않는 왜곡과 날조를 만들어, 우리가 살고 있는 진짜 세상을 허위로 뒤덮고 있다. 그 가짜 세상에는 엄청난 인파가 모인 10·3 국민대회는 존재하지도 않는다.

지난 2008년 대한민국 전체를 혼란 속으로 내몰았던 광우병 파동, 2016년 탄핵정국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수많은 허위보도로 인해 엄청난 국가적 소모와 혼돈을 경험했다. 두 사건 모두 좌파들이 보수정권에 대해 미디어라는 권력을 이용해 벌인 날조와 선동의 결과였다. 본질적으로 대중들을 선동하기 위한 권력 사용은 금전적·정치적 목적 하에서 자행된다.

이번 윤 대통령의 사적 발언에 대한 ‘조작’보도도 마찬가지다. 현대 미디어는 기본적으로 시청률과 조회수에 따라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수없이 많은 디지털 정보가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시대에서 어떻게든 더 ‘자극적인 소재’를 생산해야 금전적 이득을 더 취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대중을 ‘자극’하기 위해 의도적인 짜깁기와 왜곡이라는, 사법적으로 판단하기 애매한 치외법권 영역에서 비양심적 수단과 방법이 동원된다. 그 자극적인 소재에는 항상 ‘반미’ ‘반일’이라는 민족주의적 감정을 일으키는 사건으로 교묘하게 왜곡한 기사가 많았다는 점을 상기해 봐야 한다.

이번 윤 대통령의 사적 발언 논란도 교묘하게 미국과 바이든으로 자막 처리했다. 한미동맹 관계를 이간질시켜 궁극적으로는 국민적 반미감정을 일으키려는 의도로 보이는 이유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해당 이슈의 본질을 ‘disinformation’으로 정확하게 파악하고 외교적 마찰을 사전 차단했다. ‘반미’라는 궁극적인 목표 이행은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자막 조작보도에 동참한 언론들의 ‘정치적 목적’이 포착되는 또 다른 근거는 바로 ‘프레임’이다. 해당 이슈를 ‘비속어 논란’이라는 가짜 프레임으로 씌우면서 대중들을 편향된 시각으로 각인시켜 놓았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MBC 자막조작 사태’로 프레임을 바꿔 놓아야 한다.

미디어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마셜 매클루언은 미디어를 ‘인간(기능)의 확장’이라 하며, 인류를 발전시키는 측면에서 미디어를 주로 바라봤다. 어찌 보면 세상에서 거짓말을 하는 건 인류만이 가능한 기능이다. 이번 사태에서 드러났듯 ‘거짓말의 확장’이 되고 있는 현 미디어의 행태는 놀라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매클루언은 "커뮤니케이션에서 본질은 전달되는 메시지 내용이 아닌 미디어 그 자체"라고 하였는데, 조작보도 사태로 인해 MBC라는 미디어 자체가 국민들에게 어떠한 ‘메시지’로 인식될지는 뻔하다. ‘Munhwa’가 아닌, ‘Manipulating’(조작)이라는 메시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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